03. We Lindy Hop Aso



Dance & Tour의 "JP馬군의 We Lindy Hop the World" 연재 칼럼

가깝고도 먼 나라 일본은 다양한 얼굴을 가지고 있다. 2006년 방문한 도쿄는 아르바이트족과 오타쿠들의 현대적인 도시, 2007년 방문한 오사카는 고성의 전통과 활력이 넘치는 마을의 이미지였다. 그 외에 영화나 드라마에서 봤던 일본에는, 거대한 빙벽 사이로 버스가 달리는 홋카이도, 열대나무와 서퍼들이 있는 오키나와, 그리고 온천이 있었다. 유타카, 탁구, 물 위에 떠다니는 사케. 유후인이라는 온천 마을 얘기를 들었을 때, H2에나 나올만한 그런 이미지가 머리 속에 떠올랐다. 결혼을 몇 달 앞둔 2010년 말, 이제 양가에 딱히 눈치 볼 일도 없고, 당당히 둘만의 로맨틱한 온천 여행을 가기로 했다.

Day 1: 후쿠오카

2010.12.1 (수)

아침 비행기로 후쿠오카에 도착. 호텔 체크인까지는 시간이 조금 남았고, 미리 조사해 둔 하카타 역 주변 맛집 중 가장 가보고 싶었던 회전초밥집인 Genki Sushi 하카타점으로 향했다. 지금이라면 기왕 초밥의 나라? 일본에 갔다면 비용을 더 지불하더라도 맛있는 스시집을 가겠지만, 한번쯤은 적당한 퀄리티의 초밥을 배불리 먹어보는 것도 좋겠다.

회전초밥집이므로 벨트를 타고 오는 초밥을 집어서 먹어도 되지만, 원하는 초밥을 주문하는 것도 가능하다. 한국에서는 못보던 종류를 포함해서 수많은 초밥들이 일본어로 적혀 있어 주문이 어려울 것 같지만, 각 자리마다 달려있는 터치스크린 모니터에서 초밥 모양만 보고 버튼을 눌러서 주문할 수 있으므로, 일본어를 못해도 전혀 문제가 없다. 주문을 하면 벨트에 주문자 자리번호 번호표가 꼽힌 채로 전달되므로 종업원과 대면할 일이 거의 없다.


첫 식사니 가볍게 16접시 달성.
오사카에서 먹었던 두툼한 초밥에 비할바 아니지만 회전초밥집 치고는 준수한 편.

* Genki Sushi: http://www.genkisushi.co.jp/en/travelers/


북큐슈지방을 여행하는 방법은 크게 두 가지로 볼 수 있는데, 일단 (당시 기준으로) 가장 인기있는 유후인은 기본 코스다. 그래서 기간이 짧은 경우, 후쿠오카에서 유후인만 다녀올 수도 있고, 좀 더 벌리 벳부까지 갔다가 후쿠오카로 돌아올 수도 있다. 또 한가지 방법은 후쿠오카를 기점으로 해서 유후인, 벳부, 아소, 구마모토 등을 경유해서 북큐슈를 한바퀴 돌아 다시 후쿠오카로 돌아오는 방법인데, 우리는 시간이 약간 촉박해도 후자를 택했다. 요즘은 여기저기 돌아다니는 것보다 몇 군데에 느긋하게 있는 편이라 좀 고민을 하겠지만, 여행 특성상 온천에서 쉬는 컨셉이다 보니 이렇게 돌아도 크게 피곤하지는 않다.

이런 식으로 여행할 경우 정해진 기간 동안 자유롭게 여행할 수 있는 Rail Pass를 구매하면 편리한데, 일단 저렴하고 융통성 있게 여행 일정 조정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그런데 우리처럼 일정이 짧고 숙소를 미리 예약했다면 두 번째 장점은 거의 없다. 자유이용권이지만 어차피 티켓으로 교환해야 하기 때문에, 매진 가능성이 있는 인기 구간은 미리 예약하는 것이 좋다.

* JR Kyushu Rail Pass: https://www.jrkyushu.co.jp/english/railpass/railpass.jsp


외국에서 대중교통을 이용할 떄는, 가능하면 패스 형태의 무제한 이용권을 구매하는 것이 좋다. 가격이 저렴한 것은 물론, 부담 없이 아무데서나 내리고 탈 수 있다는 심리적인 안정감이 있다. 노선을 잘못타고도 버스비 몇 천, 몇 백원 아끼겠다고 전전긍긍하다가 귀중한 시간을 낭비해서는 안될 것이다.

후쿠오카 버스의 1일자유승차권의 성인 가격은 600JPY지만 둘이 함께 사용하는 페어권은 1000JPY로 조금 더 저렴하다. (2010년 기준) 사용방식이 특이한데, 복권식 스크래치를 긁어서 오늘 날짜를 표시하면 그것으로 사용개시가 된다.

* Ticket Information: http://jik.nnr.co.jp/Tschedule/gb/ride/ticketinfomation.htm


어느 도시에나 꼭 하나씩은 있는 것이 전망대다. 전망대라고 하면 특별할 것 없다고 생각할지 모르나, 그 도시의 전경을 보려면 꼭 들르게 되는 곳이기도 하다. 후쿠오카에는 후쿠오카 타워가 있다.

* Fukuoka Tower: http://www.fukuokatower.co.jp/korean/index.php


야타이는 간단히 일본식 포장마차라고 보면 된다. 우리나라 포장마차와 거의 흡사하지만 당연하게도 일본 요리를 판다는 거. 일본 영화나 애니메이션을 보면 이런 포장마차에서 사케 한잔 하시며 지나가는 사람들을 구경하는 것도 덕후의 로망 아니겠는가.

텐진 야타이가 유명하다고 해서 찾아가 봤는데, 생각했던 것 만큼 포장마차가 여러개 밀집해 있는게 아니라 한 두개가 멀찍이 떨어져 운영하고 있을 뿐이었다. 아무래도 우리가 위치를 잘못 찾았거나, 야타이가 많이 열리지 않은 날이지 않았나 싶다.

선택의 여지 없이 들어간 곳이었지만, 음식은 정말 맛있었다. 그리고 우리나라 포장마차와 마찬가지로 비쌌다...


일본 호텔 텔레비전의 장르 다양성 클라스

* Tokyu Bizfort Hakata

Day 2: 유후인

2010.12.2 (목)


각 경유지에서 1박을 하는 촉박한 일정이지만, 그래도 이번 북큐슈 여행의 메인 이벤트는 유후인이다. 그래서 그 비싼 료칸까지 예약한 것이 아니겠는가.



일본인들에게 기차는 이동 수단 그 이상의 의미가 있는 것 같다. 일본 만화나 영화에 나오는 기차 덕후들을 보면, 정확하게 이해할 수만은 없는 그들만의 기차에 대한 판타지가 있다.후쿠오카에서 유후인으로 가는 기차는 여러 편이 있지만 그 중 일부는 유후인노모리라고 해서 관광 특화된 특별편으로 운영된다. 요즘은 우리나라에도 이런 저런 관광 열차들이 생겼지만, 유후인노모리는 그런 그들의 기차에 대한 애착을 느낄 수 있는 경험이었다. 유치해도 다들 하는거니 차장 모자 쓰고 기념 사진.


그리고 기차여행에 빠질 수 없는 도시락

* 유후인노모리: http://www.jrkyushu.co.jp/korean/train/yufuin_no_mori.jsp


료칸은 일본의 전통식 숙박업소 형태로, 한자로 보면 '여관'이지만 우리나라 여관과는 많이 다르다. 엄밀히 따지면 온센료칸(온천여관)이지만, 일반적으로 료칸이라고 하면 온천이 딸린 료칸을 말하며, 가이세키라고 하는 정식코스와 개인 온천이 딸린 고급 숙박업소이다. 가격도 천차만별인데 한화로 1박에 10~20만원 정도 하는 저렴한(?) 료칸은 개인 온천이 없어서 그다지 메리트가 없고, 비싼건 100만원을 넘는 것도 상당수 있다.

우리가 묵은 사쿠라테이는 1박에 3~40만원 정도 하는 중급 수준으로, 처음엔 긴가민가 하다가 이왕 하는 경험 제대로 해보자고 질렀는데, 막상 묵고 나니 요만큼도 후회가 없었다.

* 사쿠라테이: http://www.sakuratei.info/


료칸에서 신선놀음하는 것이 메인이벤트인 유후인이지만, 마을의 아기자기한 상점들을 구경하는 재미도 쏠쏠하다. 때마침 비도 오니 저 골목 뒤에서 토토로라도 튀어나올 것 같다.


영어는 잘 안 통하지만 곳곳에서 한국말 안내를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유후인 상점가 입구에 유명하다는 고로케 노점.


마을 구경을 마치고 료칸으로 돌아와서 가이세키로 저녁을 먹었다. 일본 특유의 깔끔하고 아기자기한 요리가 소량으로 다양하게 나오는데, 소식을 하는 일본에서는 정말 이례적인 식사 스타일이다.


그리고 개인노천온천이 딸린 료칸만의 특별한 공간. 자세한 설명은 생략한다.



료칸 내부는 인테리어며 소품이 일본 전통 냄새가 물씬 나면서도 깔끔하고 안락하다. 사진은 호텔로 치면 로비쯤 되는 공간.


안녕히주무시겠스무니까

Day 3: 아소

2010.12.3 (금)



창 너머로 햇살이 들어오는 여유로운, 조식마저도 만족스러운 유후인 사쿠라테이를 뒤로 하고 다음 행선지인 아소로 향했다.



벳부도 온천으로 유명한 곳이지만 일정이 나오질 않아서 과감히 포기하고 바로 아소로 가는 여정으로 계획했다. 기차는 일단 오이타까지 가서 아카미즈로 가는 기차로 다시 갈아타야 한다.



사생활에 대한 경계가 철저한 일본이지만, 아줌마는 역시 아줌마일까. 한국에서 왔다는 것만으로 욘사마의 나라 덕분인지 일본인 아주머니 일행이 음료수며 간식거릴 한아름 안겨줬다. 좋아서 말을 걸면서도 부끄러워하고 피해주기 싫어하는 소녀머니들이 귀여우셔서 사진으로 남기고 싶었다.




오이타에서 다시 아카미즈로



아소는 관광지로는 약간 애매한 곳인데, 여기를 경유하기로 결정한 이유는 활화산과 이 아소팜랜드 때문이었다. 스머프집처럼 생긴 저 숙소에서 하루 머물면서 후쿠오카, 유후인과는 다른 테마파크만의 아기자기한 재미를 느끼는 것도 좋겠다 싶었다.

* ASO Farm Land: http://www.asofarmland.co.jp/



친절하게 한국말 설명까지 달린...



건강불고기를 저녁으로 먹고 온천을 하기로 했다. 테마파크인지라 전통식 온천은 아니고 우리나라의 온천 스타일 워터파크쯤으로 생각하면 된다. 그나마도 남녀 분리식이라 잠깐만 온천을 하고 나머지 시간은...


찜질방에서 이러고 놀았다.


사다코가 기다리는 아소팜랜드로 오세요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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