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ev] Swinglandia day1: Friday


2017. 4. 28. 금.

연휴 기간은 정해져 있고 연휴 내에 포함된 2개의 주말 중 첫번째 주말에 갈만한 행사는 두 곳으로 좁혀졌다. 하나는 로마 행사고, 나머지 하나가 우크라이나 키예프의 Swinglandia였다. 둘 다 아직 안가본 도시였기 때문에 일반적으로는 더 유명한 로마를 선택하는게 맞겠지만, 우리 여행의 의사결정권은 그분께 있으니까.

상대적으로 덜 유명한 행사라 비기너만 잔뜩 있는게 아닌가 좀 걱정했는데 막상 가보니 키예프 씬 자체가 꽤 컸고 러시아나 벨라루스 등 주변에서 많이 참가했다. 린디샥에서 알게된 로컬 강사급 중 키예프 출신이 상당수 있었다.


등록시 받은 패키지 목록. 파티패스라 강습 관련 정보는 제외되었다. 우측부터 시계 방향으로 잭앤질 번호표, 스트릭틀리 번호표, 기념 스티커, 손목 밴드, 일정표, 식권이다. 특이한게 식권인데 주변에 식사할 곳이고 뭐고 아무것도 없는 것이기 때문에 3끼 식사가 기본 패키지에 포함되어 있다. 즉 선택사항이 아니다. 식당 앞에서 저 식권의 해당일 부분에 체크를 한다.


한국에서 행크님도 참석한다는건 페이스북 이벤트에서 보고 알았는데, 마침 등록 데스크에서 만났다. 유심을 두 개 구매해서 하나 남는다며 고맙게 주셨다. 평소 현지 유심을 잘 안쓰는데다가 캠프 내는 와이파이가 잘되어있고 캠프 후 키예프 일정이 만 하루 뿐이라 굳이 필요하나 싶었는데, 막상 써보니 편하긴 하더라. 가격도 별로 안비싼거 같고 다음부터는 현지 USIM을 미리 알아봐야겠다.


일단 주변에 할 것이라곤 아무것도 없는 외딴 곳이라 낮에는 강습 구경이라도 해야겠다고 생각했는데, 막상 나중에는 왠지 시간이 빨리 가서 강습 구경도 많이 못했다. 첫강습은 토마스의 솔로 찰스턴. 서양인들의 땀내 섞인 암내를 맡으니 캠프에 온 것이 실감이 안난다. (나도 마늘 냄새 날테니 종특일뿐 인종 차별 발언은 아니다.)

나중에 보니 그분이랑 토마스가 길에서 한참을 얘기하고 있더라. 둘이 인사한적이 없을텐데 무슨 얘기를 그리 오래하나 싶었는데, 토마스가 그냥 자기 근황 얘기를 여기저기 많이 하고 다니는 느낌이었다. 맥스 문제 때문에 요즘 조용히 솔로 위주로 강습하면서 지내는 것 같다. 지금은 바르셀로나에 있다고.


그렇게 한두시간 구경하고 나니 어느새 저녁시간이다. 캠프에서 첫번째 식사.


들어가보니 샐러드처럼 보이는 접시와 수상한 색깔의 물이 세팅되어 있었다. 저 식사는 kompot이라고 하는 단 음료인데 동유럽 주변의 여러 국가에서 마신다고 한다. 누룽지처럼 살짝 곡물 탄 향이 나는데, 처음에는 좀 달다고 느꼈는데 은근히 중독성이 있어서 다시 찾게 되었다.


비트가 들어간 샐러드. 비트를 많이 먹는 것 같았다.




맥주는 돈을 내고 따로 주문해야 한다. 그런데 저 큰 한잔이 30 흐리브냐. 우리 돈으로 1300원이 안된다. 우크라이나 물가가 전반적으로 낮은 편이었는데 특히 맥주가 쌌다. 나중에 프랑스로 넘어가서 맥주 먹으려다가 가격 때문에 적응하기 어려웠다.


메인 요리는 닭이었나 고기튀김에 특이한 곡물이 함께 나왔다. 나중에 우연히 알게되었는데 buckwheat, 즉 메밀이었다. 항상 면이나 묵으로만 먹다보니 그냥 익혀서 먹을 수 있다는게 신기했다. 식감이 좀 거친 편인데 잡곡을 좋아하는 나는 마음에 들었다. 보통의 우리나라 사람은 찰진 쌀밥을 선호해서 별로일 수도 있겠다.


다년간의 해외행사 경험으로 나중에 춤추고 숙소로 돌아오면 배는 고프고 먹을 것을 없으리라는 것을 직감했다. 그래서 영어 안통하는 직원 붙잡고 장시간의 시도를 통해서 결국 음식을 포장해왔다.


첫날이다보니 강사 소개가 있었고, 발보아 대회가 있었다. 시차 때문에 눈 좀 붙이고 나가느라 대회는 못보고 나중에 결과 발표만 봤다. 사회자로 나온 친구가 주머니에서 쪽지를 꺼내는데 같이 있던 콘돔이 바닥으로 떨어지는 장면이 인상적이었다. 별로 놀라는 것 같지도 않고 슬그머니 집더니 다시 주머니에 집어넣더라.

방에 돌아왔는데 방이 너무 춥더라. 리셉션은 닫은지 오래고 근무중인 직원은 경비 뿐인데 영어를 하나도 못한다. 다행히 지나가던 알렉세이라는 러시아 친구가 도와줬고, 결국 자기 친구를 통해서 여분의 침낭을 구해주기까지 했다. 러시아랑 우크라이나는 어원이 비슷해서 대충 말이 통한단다. 실제로 우크라이나에서 '스바시바'도 많이 사용하더라.


야식 싸오길 잘했네. 파티장에서 파는 샌드위치 말고는 밤에 먹을게 아무것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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