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 캠프히어 ★★★★★
- 전주 한옥마을 바로 옆, 감성과 편의, 가성비까지 모두 잡은 글램핑.
2024-10-19 SAT
줄야근 속에서 몇 달 전부터 잡아 놓은 권사장 글램핑 방문. 거짓말은 못하는 성격이라 지인 업체는 별점 생략하는데 여기는 자신 있게 별이 다섯 개.
이런 저런 사정으로 대전에 캠핑장을 만든다고 했을 때, 지금 하는 일들도 안정적인데 무리하는거 아닐까 괜한 걱정을 하면서도, 워낙 센스와 손재주가 좋은 친구들이라 잘 어울린다는 생각도 했다. 인스타그램에 공사 진행상황이 조금씩 올라오는 걸 보긴 했는데, 막상 도착하니 생각보다 분위기와 완성도가 좋아서 놀랐다. 전주는 딱 한 번 한옥마을 때문에 온 적이 있는데 바로 한옥마을 근처에 있다. 참고로 제4공영 주차장이 여기 바로 앞이다. 물론 고객 차량은 캠프 내 주차 가능.
캠핑카 사이로 눈에 띄는 빨간 벽돌 건물. 처음에는 체크인 등 업무를 보는 사무실인가 했는데, 식기 등 도구를 빌리거나 일회용품을 구입할 수 있는 공용 공간이다. 실제 캠핑 온 듯한 기분을 낼 수 있는 식기라던가, 부담 없이 둘러보고 셀프로 계산할 수 있는 시스템 등 사장님의 센스가 돋보인다.
우리가 사용한 캠핑카. 2인용이고 앞에는 테이블 옆에는 냉장고가 있는 별도 천막이 있어서 창고처럼 이용할 수 있다. 나중에 둘러보니 다른 캠핑카도 기본적인 구조는 비슷한데 침대가 2개라서 4인까지 묵을 수 있다던가, 위치 등에 따라서 분위기가 조금씩 달랐다.
전자렌지까지 구비되어 있는데 고기 구워 먹느라 바빠서 쓸 일은 없었다.
아늑한 침대. 송사장님께서 센스 있게 숙소마다 책을 두어권씩 넣어놓으셨는데, 처음에는 마침 나도 소장하고 있는 하루키의 에세이가 있어서 고객 맞춤으로 나만 준비한 걸로 착각했다.
좌측의 문을 열면 원래 욕실용인 듯한 공간이 있는데, 공용 욕실이 잘 되어 있어서 여기는 옷이나 짐을 두는 공간으로 사용 가능하다.
캠핑카에서 본 캠프 중앙부.
고기를 굽고 있으니 첨엔 낯가리던 여리가 은근슬쩍 테이블 밑으로 다가왔다. 여리여리해서 여리라고.
고기 먹다가 손님 불 피우러 간 권사장과 여리. 요즘 집에서 고양이만 보다보니 개가 얼마나 충성심 있는 동물인지 새삼 느꼈다. 고양이도 물론 집사 개념은 있어서 확연히 타인과는 태도의 차이가 있긴 한데, 집사도 마음에 안들면 썡하고, 손님도 마음에 들면 따라갈 것처럼 굴고 지 맘대로다.
밤이 되고 어둑해지니 모든게 완벽해진 캠핑장.
오늘의 분위기와 잘 어울려서 가장 마음에 들었던, 송사장님이 선택한 유튜버가 선택한 선곡.
2024-10-20 SUN
2일차. 짧은 2박 일정이라 늦게까지 놀아야지 다짐했는데, 확실히 여행과 야근과 노화로 체력이 많이 떨어졌는지 눈 떠보니 캠핑카 안. 오늘은 꼭 오래 놀아야지.
습관처럼 노트북을 챙겨왔지만 오랜만에 취한 감성을 깨질까 차마 꺼내질 못했다. 대신 숙소에 있던 책 중 꺼내든 "상실이라는 동력". "북다마스"라는, 다마스로 이동하며 독립출판물 위주의 책을 판매하는 이동책방 프로젝트에서 낸 책인데, 일단 책 내용보다 서문을 읽다가 이 컨셉과 저자의 라이프스타일이 흥미로워서 계속 읽게됐다. "더 이상 부럽다는 말을 하지 않게 되었다."는 문구가 마음에 들어서 사진을 찍어놨는데, 프로젝트 텀블벅의 소개를 읽다 보니, 같은 맥락이지만 더 마음에 드는 표현을 발견했다.
가장 강력한 동기가 무엇이냐 묻는다면 저는 사실 이렇게 답할 것 같습니다. "견딜 수 없어서, 잃을 게 없어서 시작했고, 그것을 잊지 않는다"라고요.
난 아직 읽을게 많고, 견딜만 한가 보다.
백송회관(게시 예정)에서 비빔밥 먹고 와서 노닥거리다 보니 어느새 다시 밤.
어제는 식사가 늦어서 가스불로 고기를 구웠는데 오늘은 제대로.
priceless.
그런데 오늘은 권사장이 먼저 GG. 나도 만취였지만 갬성에 연연하는 술버릇이 나와서 혼자 불 앞에서 졸다가 연행되어서 차 안으로.
2024-10-21 MON
캠핑장 근처 맛집 산해진미(게시 예정)에서 밥 먹고, 역시 근처의 명천재(게시 예정)에서 차 한 잔하고 이제 돌아갈 시간.
캠프 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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