춤을 잘 추고 싶어요

최근에 이런 질문을 받았습니다.
"춤을 잘추고 싶은데 스트레스를 받으면 어떻게 하나요?"
나름 고심해서 진지하게 답변한건데, 질문하신 분은 어떻게 받아들이셨을지 모르겠습니다.
"저는 잘춰야 한다고 생각해 본 적이 없어서, 제가 도와드릴 수 있는 질문이 아닌 것 같습니다."

사실 그랬습니다.
잘 추고 싶긴 하지만, 잘 춰야 한다고 생각해 본 적은 없습니다.
저는 제가 처음 춤을 배울 때 기대했던 것보다 100배쯤은 잘 추고 있습니다.
아시겠지만, 그만큼 기대치가 낮았다는 얘기입니다.

그런데 요즘은 가끔, 잘 추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 때가 있습니다.
잘 추기 위해서 단지 춤을 추는 것 외의 무언가를 한다는 것은 여전히 귀찮은 일이지만,
내가 좀 더 이 곳에서 영향력 있는 사람이 되었다면,
그래서 사람들이 좀 더 나의 춤에, 나의 말에 귀를 기울이게 할 수 있다면,
내가 좋아했던 춤판 그 모습을 간직할 수 있도록 무언가를 해 볼 수 있을텐데,
하고 말입니다.

제가 좋아하는 댄서들은 순진한 사람들이 많습니다.
소리내어 말하기 보다는 상대가 진심을 알아주길 바라는 편입니다.
그러다가 끝내 진심을 몰라주면 상처 받고 떠나기도 합니다.
다행히 저는 쉽게 상처 받는 편은 아닙니다.
그런데 이제 어디를 둘러 봐도 말이 통하는 사람이 없는건 무척 아쉽네요.
그래서 그렇게 외국에 나가 살고 싶나 봅니다.

밤에 쓴 글은 아침에 꼭 다시 읽어봐야 하지만,
아무래도 까먹거나 귀찮아서 안 볼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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