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4. We Lindy Hop Kumamoto



Dance & Tour의 "JP馬군의 We Lindy Hop the World" 연재 칼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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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y 4: 구마모토

2010.12.4 (토)

여행도 이제 종반부로 향해 간다. 오늘은 아소를 나와서 구마모토에 들러 구마모토성을 구경한 후 큐슈 여행의 출발점이었던 후쿠오카로 돌아가서, 내일 한국으로 떠나는 일정이다.


아소팜랜드는 테마파크에 가까운 인공적인 관광지이지만 환경친화적으로 구성하고, 일본 물가에 비해 가격이나 서비스도 합리적인 편이다. 숙박에 포함된 아침식사의 타이틀은 '바이킹 부페'였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어떤 부분이 '바이킹'인지는 몰라도 구성 자체는 나쁘지 않았다. 단지 어디를 가도 동일한 구성인 한국식 부페와 다르다는 것 뿐일 수도 있고, 유후인에서 먹었던 가이세키 요리에 비할바 아니지만, 아소에서 마지막으로 배를 든든히 하고 출발할 수 있었다.


이런건 굳이 한국어로 설명 안해줬으면, 그런 보통 나라, 보통 국민이었으면 좋곘다.


어제는 어두워서 잘 볼 수 없었던 아소팜랜드의 숙소는 이렇게 생겼다. 독특한 돔 형태의 객실이 하나씩 분리되어 있어서, 독립적이면서 이색적인 잠자리를 제공한다.

* ASO Farm Land: http://www.asofarmland.co.jp/



아소역에서 구마모토로


구마모토 시내는 이렇게 귀엽게 생긴 노면 절차를 운행한다. 구마모토역에서 구마모토성만 보고 다시 구마모토역으로 돌아오는 단순한 일정이므로, 별도의 패스 없이 편도 150엔으로 이동했다.


사무라이와 닌자가 튀어나올 것 같은 구마모토성의 웅장한 위용


그런데 나왔다, 사무라이와 닌자. 그 때는 별 생각이 없었는데, 좀 더 여행을 다니다보니 이렇게 무료로 함께 사진을 찍어주는 경우는 거의 없다. (= 사진 찍기 전에 돈 받는지 확인해야 한다.)


쇼부다


구마모토성 꼭대기에서 내려다 본 전경. 당연히 계단으로 올라가야 해서 꽤 힘들지만 올라가 볼 만한 가치가 있다.

* 구마모토성: http://www.manyou-kumamoto.jp/castle/


해가 어둑어둑 저물 무렵 다시 후쿠오카로. 처음에는 낯설기만 한 도시도 2~3일 정도 지나다 보면, 지리도 눈에 들어오기 시작하고 어떻게 다녀야 할지도 알게 되면서 익숙해진다. 그리고 보통의 일정상 그렇게 될 쯤 새로운 곳으로 떠나게 된다. 다시 돌아가는 후쿠오카는, 그래서 5일만에 마음의 고향이 되어 버렸다. 먼 길을 돌아 다시 돌아온 하카타 역 주변의 모습에 마음이 편안해진다.


기차에서 먹는 도시락은 빼먹을 수 없지.


출발하기 전부터 후쿠오카에서 꼭 가봐야겠다고 벼르던 곳이 있는데 Canal City Hakata 의 Ramen Stadium이다. 같은 종류의 라멘이라도 일본의 각 지역에 따라 그 조리법이나 맛이 다른데, 이렇게 각 지역의 라멘을 테마로 여행하는 사람이 있을 정도이다. Canel City Hakata는 내부에 수로가 있어서 이름 붙여진 대형 복합몰인데, 일본 각지의 다양한 라멘집이 모여있는 Ramen Stadium도 이 안에 위치하고 있다. 내부에 발을 내딛는 순간 온갖 육수의 라멘 냄새에 정신이 혼미해질 즈음, 아직 외국 음식에 익숙해지기 전인(!) 미쉐르님께서 거북함을 호소하셨다. 눈물을 머금고 Ramen Stadium을 나와서 근처 WEST라는 우동집으로 향했다. 개인적으로 (탄수화물 섭취는 지양하면서...) 면류를 좋아하지만 뚝뚝 끊어지는 식감 때문에 우동은 안좋아했는데, 이 곳에서 먹어본 우동은 그야말로 신세계였다. 일본 내 다른 곳에서 우동을 안먹어봤으니 특별히 체인점인 이곳이 맛있는 곳이라 단정 짓기는 힘들고 (나중에 들은바로는 괜찮은 체인이라는 듯) 아마 한국 스타일(?)의 우동이 나랑 맞지 않은 듯.

* Canal City Hakata: http://canalcity.co.jp.k.jx.hp.transer.com/
* Ramen Stadium: http://canalcity.co.jp.e.jx.hp.transer.com/ra_sta
* WEST: http://www.shop-west.jp/


오는 길에 찾은 유명하다는 닭날개 노점. 생전의 모습을 간직한 동물성 식품 (용어가 하나 있으면 좋겠다. 머리 달린 생선, 닭날개, 닭발 등)을 혐오하는 나는 쳐다보기도 싫었지만, 유명하다기에 하나 포장해서 미쉐르님만 드셨다. (그래서 사진도 안 올린다.)

Day 5: 후쿠오카

2010.12.5 (일)


Chisun Hotel Hakata는 깔끔하고 평범한 비즈니스 호텔이지만, 자타공인 식도락가인 미쉐르님과 나는 조식만으로 사랑에 빠졌다. 종류가 많지 않으면서도 서양식과 일본식이 적절히 혼합된 깔끔하고 맛깔스러운 음식에 매료되어서 마지막날인데도 2시간 이상 아침 식사를 한 듯 하다. 첫날 묵은 Tokyu Bizfort Hakata도 깨끗하고 좋았지만, 이런 줄 알았으면 첫날도 여기서 묵었어야 했다며 내내 아쉬워 하셨다.

* Chisun Hotel: http://www.solarehotels.com/en/hotel/chisun/ (하카타점 없어진 듯?)


큐슈에서의 마지막날은 비행기 시간 전에 후쿠오카 시내의 라쿠스이엔 정원만 둘러 보기로 했다. 버스를 타고 꽤 먼 거리를 이동했는데, 당시만 해도 생소한 에너지 절약 방식의 차량이 인상적이었다. 그런데 일반 버스를 탔는데도, 버스 기사님'들'이 신호 대기 등 매 정차시마다 수동으로 시동을 끄는 것을 발견했다. 그리고 신호가 바뀌면 여유 있게 다시 시동을 걸고 출발한다. 아마 에너지 절약 때문에 법규로 강제하거나 자발적으로 시행하고 있는 듯 한데, 시동을 다시 켜는데 연료가 더 소모되는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지만 합리적인 이유가 있는 거겠지. 어쨌든 신호 바뀌면 레이스를 시작하는 서울 버스에서는 어차피 불가능한 일이다.


바쁘게 돌았던 큐슈 여행의 마지막 일정으로 라쿠스이엔은 편안한 마무리를 할 수 있어 좋았다. 사람도 많지 않고 물고기들 헤엄치는 물결 소리와 새소리만 은은하게 퍼지는 곳에 있자니 마음도 차분해진다. 물가에 홀로 앉아 주변 풍경을 그리는 아주머니 모습에서 여유가 느껴진다.


공원을 한 바퀴 둘러보고 나면 이렇게 정자에 앉아 물고기 노니는 모습을 내려다 보며 차를 한 잔 마신다. 말도 제대로 안통하는 일본에서 조금은 무리하고 촉박한 일정이었다. 그래서 시행착오도 많고 선택의 문제도 몇 번 있었지만, 과감히 포기하고 여유있게 즐기면서 우리는 우리만의 여행 방식을 찾아가기 시작했다. 그렇게 결혼 전 우리의 마지막 여행은 끝나고, 그 앞에는 새롭게 시작하는 인생의 긴 여행이 기다리고 있었다.

* 라쿠스이엔: http://www.crossroadfukuoka.jp/kr/event/?mode=detail&isSpot=1&id=4000000051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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