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ev] 길거리 점심


2017. 5. 3. 수.

성소피아성당을 나오니 식사가 약간 애매해졌다. 다음 목표는 동굴 수도원인데 너무 늦으면 입장 자체가 안될 것 같고, 그렇다고 밥 안 먹고 그냥 들어갔다가는 그분의 허기로인한짜증증후군이 재발할 것 같고. 그러던 참에 때마침 일렬로 늘어선 스트릿푸드를 발견했다. 임시로 하는 행사인지 상시로 있는 노점인지 몰라도 어쨌든 완전 행운이다.


술은 못해도 뱅쇼라면 반색하는 그분께서 가장 먼저 달려간 곳은 놀랍게도 음식이 아니라 뮬드와인 코너. 프랑스어로는 뱅쇼, 영어로는 뮬드와인이라고 한단다.


그리고 대형 꼬치 요리들.


일하는 분들이 영어를 못하셔서 손짓발짓 해가며 주문한 음식들.


외국에서 스프는 진리다. 우리나라에서 흔히 먹는 크림스프, 야채스프와는 달리 온갖 재료들로 만들어진 다양한 스프가 나라마다 있기 때문에 국물요리는 꼭 먹어봐야 한다.


이렇게 해서 280 히브리냐. 우리돈으로 12000원 정도다. 여기 물가 생각하면 싼편은 아닌것 같지만, 생수, 맥주, 와인에 이 정도면 감사할 따름이다. 게다가 맛있어 보이는 음식을 즉석에서 골라 먹을 수 있는 것이 길거리음식의 장점. 가격은 대부분 중량으로 하기 때문에 괜히 속은게 아닌가 빈정 상할 필요도 없다.


나이 드니까 구운 채소가 그렇게 맛있더라. 어렸을 때는 어머니가 먹으라고 등을 때려도 안먹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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