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Dance & Tour 의 "JP馬군의 We Lindy Hop the World" 연재 칼럼입니다.
취직 전까지 한국 영토를 못벗어나 봤던 나와는 달리 쉐르님은 꽤 다녀본 편이다. 그런데 프랑스 파리는 아직 못가봤단다. 이유를 들어보니, 파리는 나중에 사랑하는 사람과 가려고 아껴뒀단다. 파리에 대한 동경을 가진 사람이라면 아마 비슷한 생각을 해봤을거다. 왠지 사랑하는 사람과 가야만할 것 같은 낭만의 도시. 실제로 가 본 파리는 그 거대한 공간이 관광객들로 가득차고 대도시의 삭막함이 어렴풋이 느껴지는 곳이었지만, 그 아룸다움만큼은 기대한 것 이상이었다. 그리고 쉐르님은 소원하던 대로 그곳에 사랑하던 사람가 가게 된다.
Day 1: 퐁네프의 연인들
2012. 6. 11. 월.
같은 프랑스지만 당연히도 파리와 몽펠리에는 느낌이 많이 다르다. 두 도시 모두 프랑스라는 나라가 갖는 느낌은 동일하게 유지하면서도, 몽펠리에는 소박한 반면 파리는 말 그대로 대도시다. 그것도 전세계에서 손꼽히는 메트로폴리스이다. 리옹역(Gare de Lyon)을 통해 그 거대한 도시에 들어서게 되면 어느새 그 인파에 묻혀있는 작은 나를 발견하게 된다.
Paris Gare de Lyon
몽펠리에보다 북쪽이라 그런지 날씨도 약간 쌀쌀하 것 같고 여독의 허한 기운을 달래고자 파리에 도착하자 마자 뭔가 따뜻한게 먹고 싶었다. TripAdvisor를 통해 주변에서 서둘러 찾았던 Le Roi Du Pot Au Feu는 파리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식당이다. 화려하고 팬시한 레스토랑보다 도심의 주변에 위치한 이 작은 가게에서 따뜻한 스프와 빵, 그리고 고기에서 새로운 여행을 위한 에너지를 채울 수 있었다. 주인분께서 직접 먹는 방법을 가르쳐 주셨는데, 이렇게 빵에 돼지등뼈속을 올리고 소금을 살짝 쳐서 먹으면 몸이 든든해지는 느낌이다.
Le Roi Du Pot Au Feu
숙소에 짐을 풀고 나니 이미 늦은 오후. 오늘은 서둘러 어디를 보러 가기보다, 시간 되는대로 발길 닿는대로 그리고 내키는대로 돌아다녀보기로 했다.
L'église de la Madeleine
대도시가 처음이라 그런지, 파리에서 가장 먼저 놀랐던 것은 뭐든지 큼지큼직하다는 거였다. 건물도 큼직, 도로도 큼직, 공터도 큼직. 좁은 땅에서 태어나 남는 공간은 어떻게든 채워나가는게 삶이었던 동양사람에는 그런 방식 자체가 낯선게 당연할 것이다.
Place de la Concorde
그래서 콩코드광장(Place de la Concorde)과 처음 마주했을 때는 그 광활함에 순간 아찔한 기분이 들 정도였다. 달에 첫 발을 내딛은 암스트롱이 이런 기분이었을까?
Tuileries Garden
콩코드광장에서 동쪽으로 연결되어 있는 튈르리정원(Tuileries Garden)은 쉬어가는 벤치 스케일도 남다르다. 일정이 1주일만 되었어도 그 중 반나절 쯤은 여기 벤치에 누워 느긋하게 물과 하늘과 사람을 보며 빈둥대고 싶었다.
Louvre Museum
동서로 길게 뻗은 튈르리정원을 따라 계속 동쪽으로 진행하면, 로버트 랭던 교수가 다빈치 코드를 풀기 위해 동분서주하던 루브르박물관(Louvre Museum)도나타난다.
Pont Royal
파리의 다리라고 하면 퐁네프의 연인들로 잘 알려진 퐁네프 다리 외에는 이름까지 알려진 경우는 없지만, 사실 세느강을 따라 개성있는 다리들이 다른 매력을 내뿜고 있다
Pont du Carrousel
Pont Neuf
Pont des Arts
Pont au Double
Notre Dame
그리고 그 끝에는 노틀담성당(Notre Dame)이 있다.
Le Caveau de la Huchette
지금 보면 파리의 스윙신이 꽤 큰 것 같지만 2012년 당시만 해도 관련 정보를 찾기가 꽤 어려웠다. 자국어 사랑이 넘치는 프랑스 성향 덕분도 있는 것 같지만, 수소문 끝에 찾은 정보는, Le Caveau de la Huchette란 곳에서 소셜이 열린다는 것이다. 장소도 마침 노틀담 성당 근처의 먹자골목인 Rue de la Huchette에 위치해 있다.
입장료 12EUR를 내고 지하토굴 같은 곳으로 들어가면 가운데 홀이 있고 뒷쪽에 밴드, 그리고 소극장처럼 홀을 둘러싼 계단식 의자가 있다. 음악은 컨템포러리가 주를 이뤘는데 댄서그룹이 오면 적당히 춤추기 좋은 템포의 곡들을 연주해줬다.
연주가 점점 무르익어 가는데, 자전거를 타고 돌아가야하는 처지라 1시쯤 서둘러 일어났다. 노틀담에서 콩코드까지는 생각보다 사람이 많아서 괜찮았는데, 숙소 주변으로 갈 수록 인적이 드물어져 다소 불안하 마음으로 심야의 자전거질주를 벌였다.
구경하다가 배고파져서 찾으려면 힘들 것 같아서, 아예 맘잡고 맛있는 것부터 먹고 시작하려고 유명하다는 Café Du Marché를 찾았다. 사람들 구경할 겸 노천 테이블이 앉으려는데 웨이터가 와서 여기 앉으면 안된단다. 분명 다른 사람들도 앉아있고, 이유를 대는데 별로 수긍도 안가고, 그보다 우선 이 사람 말투가 마음에 안두는게 인종차별 느낌이 들었다. 한참을 그렇게 실갱이를 벌이다가 쉐르님이 말려서 일단 주문을 했는데, 얼마나 익힐지 물어보지도 않고 가져온 스테이크가 이 모양.
기분이 상했지만 건너편 디저트 가게에서 기분을 풀고 근처의 Musée Rodin (로뎅 박물관)으로 향했다.
Musée Rodin: The Thinker
Musée Rodin: The Gates of Hell
생각하는 사람이야 워낙 유명해서 그냥 유명한 작품이다 싶었는데, 지옥의 문은 한참을 보고 있었다. 문 전체를 휘감은 사람들의 표정이나 묘사가 쉽게 눈을 떼지 못하게 했다. 명칭은 박물관이지만 녹지가 많고 정원 같은 느낌이 나서, 나처럼 예술에 조예가 깊지 않은 사람이라도 쉬어 가기 좋은 곳이다.
대중교통에 대한 계획을 세울 때 가장 먼저 알아보는 것이 무제한 환승이 가능한 패스이다. 가격도 가격이지만 노선을 잘못 탔을 때의 부담이 적기 때문에 여러모로 유리하다. 그런데 파리는 도시 전체가 볼거리, 즐길거리이기 때문에 자전거가 훨씬 유리해 보였다. 더군다나 파리는 velib이라고 하는 자전거 대여 시스템이 잘 갖추어져 있어서 굳이 대중교통을 이용할 필요가 없었다.
velib은 하루에 1유로만 내면 횟수에 상관 없이 30분이 무료이다. 즉, 대여했다가 30분 경과 전에 반납하고, 다시 그 자리에서 바로 대여하는 식으로 이용하면 하루 종일 타도 1유로라는 말이다. 문제점은 각 정류장들을 운영하다보면 불가피하게 자전거 편중 현상이 생기는데, 기껏 찾아가 보면 자전거가 모두 대여되어 없거나, 30분 안에 반납하려고 부리나케 정류장을 찾았는데 빈 자리가 없어서 반납하고 싶어도 반납을 못하는 경우가 있다. velib의 경우 이 문제를 많은 정류장을 보유함으로써 보완하고 있고, 사실 한 두번 계획이 틀어져도 비용 부담이 적기 때문에 시도해 볼만 하다.
파리 시내를 자전거로 달리며 원할 때 다시 반납하고 걸어다니는 자유는 경험해 보지 않으면 알 수 없다. 우리는 만족도가 높아서 파리에 머무르는 동안 계속 이용했다.
Arc de Triomphe
콩코드광장에서 서쪽으로 샹제리제 거리를 따라 걷다보면 방사형 도로의 중앙에 위치한 개선문을 발견할 수 있다. 개선문은 분명 볼만한 건축물이긴 한데 원형 교차로의 중앙에 위치해 있다보니, 불가피하게 잠깐 들러서 보고 기념사진 찍는 정도의 일정이 되어버린다.
7 Avenue de Suffren
에펠탑을 즐기는 방법은 두 가지가 있다. 낮의 에펠탑을 보는 방법, 그리고 밤의 에펠탑을 보는 방법. 시간적 여유가 없다면 해질 무렵 에펠탑을 보고 주변에서 식사를 한 다음 야경을 즐기면 된다. 온 몸이 든든해지는 기분의 양파스프는 덤.
* 7 Avenue de Suffren
Eiffel Tower
사실 가까이에서 본 에펠탑은 아름답다기보다는 무서운 느낌이었다. 비교적 단순한 패턴으로 철재들을 엮어 놓은 거대한 철제 구조물은, 디스토피아적인 미래를 다룬 영화의 한 장면이 떠올랐다. 그러데 하늘이 조금씩 어두워지고 에펠탑을 비추는 조명이 불을 밝히면서 이 거대하 철탑은 하나의 이미지가 되었다. 파리에 오기 전부터 갖고 있던 파리에 대한 이미지가 형상화된 듯 괜시리 가슴까지 찡해왔다. 보슬비가 내리는 저녁에 우리는 에펠탑 앞에서 춤을 췄다.
아쉽지만 오늘은 바르셀로나로 떠나는 날. 여행의 마지막 날은 보통 기념품 구입 등 못했던 일을 하거나 한가롭게 보내는 편이다. 파리의 3대 백화점을 눈 앞에 두고 내 눈치가 보여 입맛만 다셨던 쉐르님이 마지막으로 에너지를 분출하는 시간이다.
쇼핑이다!
백화점에서 가장 놀란 것은 첫째는 중국인 관광객들의 압도적인 숫자였고, 둘째는 허름한 옷차림으로 명품들을 사냥하는 중국인 관광객들의 쇼핑패턴이었으며, 세번째는 그런 중국인 관광객들을 배려해 매장마다 중국어가 가능한 직원을 배치한 백화점의 전략이었다. 곧 세계는 중국에 의해 지배될지도 모르겠다.
이 사람은 한국인 관광객
Café Panis
노틀담이 보이는 곳에 분위기 좋은 노천 카페가 있어서 자리를 잡고 맥주와 음식을 주문했다. 애니메이션에서만 봤던 라따뚜이(Ratatouille)는 독특한 풍미를 좋아하는 내 입맛에 딱 좋았다. 파란 하늘, 시원한 바람, 적당히 시끄러운 관광객들의 목소리, 그리고 세느강 건너 보이는 노틀담. 서둘러 다니는게 싫어서 일부러 루브르 박물관도 과감히 포기했고, 거리마다 숨겨진 이야기를 상상하게 하는 파리에는 아직도 가보지 못한 곳들이 많다. 다시 돌아올 날을 생각하며 파리를 마감하기 딱 좋은 날이다.
서울특별시 중구 을지로12길 11 02-2273-7858 2019-01-11 FRI 불금인데 일정이 꼬여서 애매한 시간에 을지로3가에 표류되어 버렸다. 집에 그냥 가긴 애매하고 누굴 불러내긴 민폐일 테고, 오랜만에 국밥에 소주나 마시고 가려고 주변을 수배했다. 근처에 직장이 많은지 허름한 동네인데도 행인이 꽤 많았다. 일식덮밥 집인가 어떤 곳은 꽤 유명한 곳인지 매장은 작은데 밖에 대기자들이 골목을 다 막을 지경이었다. 내가 선택한 곳은 바로 그 앞의 소머리국밥집. 순대국이 더 좋긴 한데 근처에서 찾을 수 있는 국밥집은 이곳 뿐이었다. 혼자 1~2시간 동안 있어도 눈총 받지 않을 만한 곳. 다행히 동네 아저씨들이 회식(?) 하고 있어 대략 분위기에 편승했다. 특이하게 기본찬으로 삶은 계란이 나왔다. 삶은 계란 하나에 소주 3잔. 소머리국밥(특) 9 안주 삼아 특을 주문했는데 기대했던만큼 건더기가 많거나 하지는 않았다. 적당히 맛있는 소머리국밥. 밀려있던 썸바디 완주했다. 중구 목록으로
서울특별시 서초구 강남대로16길 21 ★★ 2016. 12. 25. 일. 이삿짐은 한창 새집으로 들어가고 있는데 밥 먹을 새는 없고, 간단히지만 맛있는거 먹고 싶어서 주변에 괜찮아 보이는 집을 찾아봤다. 처음엔 미용실인가 생각했는데, 나같은 사람들을 위해서 간판에 "요리하는 디자이너"라고 친절하게 안내되어 있다. 컨셉이 특이해서 단독점포라고 생각했는데 지점이 몇 개 있더라. 메인은 즉석떡볶이이고 밥거리와 맥주안주가 몇가지 더 구성되어 있다. 백순대볶음 7.0 여기까진 괜찮았는데, 사실 같은 건물 부동산에서 괜찮다고 해서 이 가게 앞에 우리 차를 주차해뒀었다. 나중에 전화가 왔는데 그냥 치워달라고 하면 될걸, 왜 가게 앞에 주차를 해놨냐고 불같이 화를 내는거다. 옆 부동산에서 거기 세워도 된다고 했다는데도 소용 없다. 나는 나대로 또 빈정 상해서 이 집은 안가는걸로. (백순대는 비싸지만 맛있었음)
서울 강남구 논현로136길 12 다찌 38 다른 곳에서 접하기 힘든 다양하고 맛있는 안주에 술이 술술. 단점은 구조상 워낙 시끄러워서 목이 아플 정도. 그리고 개인 그릇 여분을 부탁드렸는데, 쓰레기까지 들어가 있던 그릇을 대충 비워내고 그걸 그대로 쓰라고 내밀어서 당황스러웠다. 2024-02-21 WED 재택근무 기념 신년회. 장소는 전에 호접몽이 추천할 때부터 심상치 않은 감이 왔던 통영다찌로 냉큼 예약해 두었다. 학동역에서 도보 이동. 퇴근 시간의 학동역은 처음 온 것 같은데 역사에 들어가기 위해 길게 늘어선 줄이 인상적이었다. 마침 눈도 오고 술 먹기 딱 좋은 날이다. 어차피 다찌니까 메뉴판은 크게 의미는 없다. 가격이 저렴한 걸 보니 다찌에 추가로 주문하는 메뉴인 듯 하다. 미기탕이 뭔가 찾아봤더니 미기라는 생선으로 만든 통영 음식인 듯 한데 언뜻 봐도 술도둑이다. https://m.blog.naver.com/subtly/221192731691 1. 과메기 가볍게(?) 과메기로 시작. 맥주와 소주 주종만 고르면 넉넉히 버킷에 담아주는 방식. 그걸 모르고 일행 기다리는 동안 맥주 한 병을 부탁드렸더니 살짝 갸우뚱 하시더라. 2. 꼬막 / 3. 가리비 / 4. 석화 안주가 많긴 하지만 20가지는 안된다고 느꼈는데, 아마 이 한 접시 내 다른 종류를 각각 카운트 한 듯 하다. 일단 그 방식으로 번호를 매겨보자. 5. 홍합탕 탕용 개인 그릇에 다른 껍데기를 담아서 추가로 하나를 부탁드렸는데, 쓰레기까지 들어가 있던 그릇을 대충 비워내고 그걸 그대로 쓰라고 내밀어서 이건 좀 놀랐다. 이미지 좋게 가려고 했는데 감점 포인트. 6. 전 / 7. 새우튀김 / 8. 김말이 9. 회 / 10. 멍게 / 11. 굴 그릉이가 챙겨준 컨디션. 이 녀석 덕분인지 안주를 잘 먹어서인지 술이 안취해서 아쉬웠다(?) 12. 낙지탕탕이 13. 생선찜 14. 전복 내장 버섯 볶음? 이게 개인적으로 베스트였는데, 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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