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 We Lindy Hop Amsterdam
* Dance & Tour 의 "JP馬군의 We Lindy Hop the World" 연재 칼럼입니다.
어렸을 때 알던 네덜란드의 이미지와, 나이가 들어 세상의 찌든 때를 알고 난 후 갖게 된 암스텔담의 이미지는 많이 다르다. 전자가 푸른 초원 위에 평화롭게 돌아가는 풍차와 전통복식을 입고 해맑게 웃는 아이들이라면, 후자는 마약과 매춘이 허용되는 쾌락의 도시이다. 이미지란 것이 본래 과장되기 마련이지만 그만큼 암스텔담은 이색적인 도시이다. 삭막하면서도 친절한, 음침하면서도 아름다운 이색적인 유럽의 도시가 암스텔담에 있다.
Day 1: Amsterdam
2011. 10. 27. 목.
* Thalys: https://www.b-europe.com/Travel/Trains/Thalys
많은 도시에서 중앙역을 Central이라고 부르긴 하지만, Amsterdam Central은 말 그대로 암스텔담의 중심이다. 지리적으로도 방사형으로 뻗어 있는 도시의 중심에 위치해 있고, 많은 트램 노선이 이곳에서 정차한다.
암스텔담은 물 반, 육지 반이다. 센트럴로부터 방사형으로 뻗은 수로는 도시 계획의 결과물이라고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위적이라는 느낌은 별로 없고, 원래 그랬던 것처럼 자연스러운 아름다움이 있다.
자전거가 많다는 얘기는 들었지만, 센트럴 역에 내려서 첫번째 횡단보도를 건너는 순간부터 실제로 체감할 수 있었다. 발을 내려 놓으려는 순간 쏜살같이 지나가는 한무리의 자전거 떼. 센트럴이라는 지역 특성도 있겠지만, 이 곳의 자전거는 여유롭게 수로를 따라 달리는 낭만의 자전거가 아니라, 생활형 자전거 같았다. 그리고 그만큼 많았다. 이렇게 전투적인 자전거 행렬은 베트남의 호치민 이후로 처음 보는 듯 했다. 그리고 자전거 투어는 포기했다.
저녁으로 조금 쌩뚱맞게 퐁듀를 먹었던 카페에 붙어 있던, 암스텔담스러운 스티커.
* Cafe Bern: http://www.cafebern.com/home-english/
그리고 역시나 암스텔담스러운, 숙소 로비에 꽂혀 있던 XXX DVD. 그리고 GAY XXX.
* Mauro Mansion: http://www.mauromansion.com/
2011. 10. 28. 금.
원래 미술관이나 박물관을 크게 좋아하는 편이 아닌데다가, 여행 중에는 전시관 안에만 있는 것이 아까워 하는 편이지만 이번 만큼은 예외로 하기로 했다. 바로 그 Van Gogh Museum이니까. 그리고 미술에 문외한에 가까운 나조차도 즐거운 시간이었다. 위 그림 뒷편으로는 사진 촬영이 금지되어 있다. 그림을 그림 그대로 감상하는 것도 좋지만, 나처럼 미술관에서 몇 시간씩 감상하는 것이 익숙하지 않은 사람들은, 작품을 더 의미 있게 감상하기 위해 오디오 가이드를 대여할 것을 추천한다.
* Van Gogh Museum: http://www.vangoghmuseum.nl/en
I am-sterdam
보트 투어를 제공하는 도시들은 많다. 강이든 바다든 물을 끼고 있는 관광 도시는 대부부 투어 프로그램을 본 것 같다. 물 위, 즉 육지 밖에서만 볼 수 있는 풍경이 있는 곳, 예를 들어 뉴욕의 맨해튼 같은 곳은 이런 보트 투어를 이용하지 않으면 그 도시를 제대로 볼 방법이 없다. 암스텔담의 경우는 성격이 조금 다른데, 수로가 이 도시의 길과 같기 때문에 투어를 하고 있으면 마치 Hop-on, Hop-off 투어버스를 타고 있는 기분이 든다.
보트가 육상 교통 수단과 비슷한 수준으로 사용되기 때문에 이런 점포가 종종 눈에 띈다. 배를 타고 가서 식사를 하고, 배를 타고 지나는 길에 꽃을 한다발 산다.
안네 프랑크의 집. 줄이 너무 길어서 안에는 들어가 보지 못했다.
* Anne Frank Huis: http://www.annefrank.org/
저녁으로는 네덜란드 전통식을 하는 Dutch 레스토랑을 찾아가 봤다. 사진의 음식은 메인 요리가 아니라 애피타이저로, 'Greetje's Big Beginning'이라는 이름에 걸맞게 압도적인 비주얼을 자랑한다.
* Restaurant Greetje: http://restaurantgreetje.nl/
암스텔담은 비교적 소셜이 발달한 편으로, Swing Out of Pocket이라는 정기 소셜이 꽤 오랫동안 진행되었다. 그리고 이 글을 쓰면서 찾아보니 아직도 진행 중이며, Swing bij 't IJ라는 소셜까지 최소 주 2회 소셜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규모가 좀 큰 행사로는 동영상 등에서 이름을 한 번 쯤은 들어봤을 법한 Smokey Feet이 있다.
* Swing Out Of Pocket: http://soopamsterdam.nl/
* Swing Out Of Pocket (fb): https://www.facebook.com/groups/swingoutofpocket/
* Smokey Feet: http://www.smokeyfeet.com/
* lindyhop.nl: http://www.lindyhop.nl/site/
전체적인 인원이나 오래된 댄서가 적은 소셜을 많이 가봐서 그냥 그러려니 했는데, 누군가 말하길 근처(?)에 행사가 있어서 그 쪽에 많이 갔다고 아쉬워했다. 대부분 초급 댄서가 많았지만, 먼저 권해주는 분들도 많고 호의적이어서 즐겁게 놀다가 돌아왔다.
* Jazz Warriors Big Band: http://www.jazzwarriors.nl/
2011. 10. 29. 토.
마지막 날 아침, 숙소 조식을 먹으면서 Pâté(파테)라고 하는 것을 처음 먹어봤다. 고기 맛이 나길래 그냥 빵에 발라 먹는 고기 스프레드(?) 정도로 생각했는데, 간으로 만드는 거란다. 빵에 발라 먹는 고기라니. 마음에 들어와서 기념품으로 하나 챙겨왔다.
스웨덴 촌구석에만 있던 허랭댄스캠프를 제외하고 처음으로 간 유럽 여행, 처음으로 시도해본 3개국 순방의 빡빡한 일정. (내 딴에는) 긴 여행을 마치는 마지막 날, 여유롭게 돌아다닌 암스텔담의 거리가 유난히 편안해 보인다. 이제는 집으로 돌아갈 때가 되었음이 몸으로부터 느껴진다.
그리고 머지 않아 또 씩씩하게 캐리어를 끌고 공항으로 향하겠지.
Thank YOU.
We Lindy Hop Amsterd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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