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래마을] JULY ★★★★★

서울특별시 서초구 동광로 164 주혁빌딩
02-534-9544
http://www.julyrestaurant.org/
★★★★★

2017. 2. 26. 일.

결혼기념일 식사 때문에 이 분야(?)에 박식한 호접몽 군에게 헬프를 요청했다. 기대했던대로 몇 개의 후보가 술술 나왔고, 그 중에서 그분의 취향대로 가장 비싸 보이는 곳을 선택했다. 서래마을의 줄라이라는 곳인데 오세득 쉐프가 운영하는 곳이라고 한다.


서래마을이 다 비슷하지만 주차할 공간은 아예 없다. 대신 어떻게 해야 하나 앞쪽에서 방황하고 있으니 발렛 해주시는 분이 신속하게 나와서 우리 차를 정리해 주셨다. 우리가 안내된 곳은 테이블이 6~7개 정도로 작은 공간이었는데 아마 그게 전부가 아닌가 싶다. 우리 오른쪽 테이블엔 어머니와 아들로 보이는 두 분이 오셔서 보기 좋았고, 왼쪽 테이블엔 무슨 기념일인지 젊은 커플이 와서는 남자가 백팩에서 꽃나발을 한아름 꺼내놓아 풋풋해 보였다. (연애할 때 같았으면 오빠는 저런거 준비 안했냐고 까였겠지...)


메뉴는 매일 바뀌는 단일 메뉴에서 몇 가지 옵션만 선택하면 되어서 선택이 부담스런 사람들에게는 좋다.



식기가 한꺼번에 나와서 어느 음식에 뭘 써야할지 고민하게 만들지 않아서 좋다. 그 때 그 때 필요한 식기를 내주니 그냥 편한대로 써도 그만 안써도 그만이다.


AMUSE BOUCHE

전채에 해당하는 아뮤즈부시가 꽤 다양하게 나오는 편이다. 첫번째 전채는 뻥과자(?)에 곁들인 채소류다. 깔끔하게 입맛을 돋구어주어 좋다..


이건 뭔가 거품같은 걸 포크로 떠먹는데 이런 종류의 음식 자체가 처음이라 신기했다.


빵과 함께 나온 치즈. 왼쪽의 하얀건 장식(손잡이?)다. 먹는건줄 알았는데 속았다.


기념일이니 와인도 한 병. 하프보틀(half bottle)이라길래 반 병만 주나 했는데, 병 사이즈 이름이 하프보틀이다. 오늘 또 하나 배웠다.

대하
게살 크림 소스, 새우 비스크 소스, 귀리

새우 좋아하시는 그분이 선택한 대하.

포르치니로 맛을 낸 버섯 브로스
팽이, 흰목이, 검은목이, 양송이, 표고, 메밀

갑각류 알러지인 나는 대하 대신 버섯 브로스란걸 시켰는데, 각종 버섯을 넣고 푹 끓였는지 국물이 진하게 베어있으면서도 짜지 않아서 좋았다.

치즈소스를 곁들인 봉화오리
에멘탈, 파마산, 그뤠이르 치즈 소스, 오렌지 꿀리, 제철 채소

오리인데 살짝 익혀서 평소에 먹던 것과는 식감이 완전히 달랐다.

해산물 매생이 브로스를 곁들인 광어
홍합살, 양파 처트니, 케일 튀김

광어는 예측 가능한 범위의 맛이긴 하나 맛있었음.

토마토 워터
라임 주스 폼, 시트러스 파우더

특이하게 두 번째 메인 요리가 나오기 전에 입을 헹구는 목적으로 토마토 워터를 줬다. 각각의 요리를 즐길 수 있게끔 한 배려가 인상적이다.

미국산 소 진갈비살?
로스팅 마늘 양파 퓨레

호주산 양갈비
당근 퓨레, 브뤼셀 스프라우트

앞쪽의 메뉴들이 워낙 독특하고 신선해서 메인의 고기류는 다소 평범한 듯 했다. 그래도 맛없는건 아님. 고기잖아.

바닐라 아이스크림
흑임자 스폰지 케이크, ,라즈베리 꿀리, 사우어 크림 무스

흑임자라던가 전통적인 재료가 간간이 들어가서 독특한 풍미를 잃지 않게 해준다.


차와 함께 내놓은 귀여운 후식.



75000원에 이 정도 구성이면 결코 비싼 가격은 아니다. 메뉴 곳곳에 아이디어가 넘쳐서 추천하고 싶은 곳이다. 한가지, 직원들이 테이블을 자주 체크하지 않아 결국 한번은 소리 내서 불러야 하는 점은 아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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