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자) 시골밥상 ★★★★
- 거북손, 해산물 등 다양한 메뉴. 반찬 잘 나오고 맛있음. 사장님 친절. 현금결제 5만 이상 또는 술 5병 이상 드시면 야관문 1병 무료. 거북손 물회 15.
2024-05-16 THU
추자도 저녁식사로 거북손물회.
추자도에는 식당이 항구 근처에만 있는데 그나마도 많지 않다. 행정구역상 제주도일 뿐이지 지리적으로 전라도에 가까워서, 음식도 전라도 영향을 많이 받은 듯 하고 제주 향토 음식은 거의 없다. 고등어회는 없지만 그래도 섬에 왔는데 해산물을 먹어야 할 것 같아서 사전조사한 식당 중 횟집 위주로 탐문을 했다. 우선 삼치회를 판다는 "추자에가면"이라는 식당을 가봤는데 철이 아닌 건지 회를 그만두신 건지 조기정식과 두루치기 등만 있어서 패스.
사전조사한 곳은 아니지만 해산물을 주로 하시는 것 같아서 들어가 봤는데 1인 식사는 불가. (주방장 국내산, 주방장 미혼)
그럼 물회라도 먹어야겠다 싶어서 방문한 곳이 시골밥상이다.
포스가 느껴지는 술 진열장. 소장품인 것 같아서 "판매하시는 건 아니죠?" 여쭤보니 판매할 수도 있다고! 7시가 다 되어가는데 평일이라 그런지 손님은 동네 분들로 보이는 아저씨 둘 뿐이었다.
거북손이라는 생물을 처음 들어봤는데 절지동물이고 갑각류라고 하고, 따개비 사촌 쯤 된다고 한다. 생긴게 취향이 아니라서 원래는 소라물회나 다른 물회를 먹으려고 했는데 거북손 추자도까지 와서 거북손 전문점(처럼 보이는 곳)에서 소라물회는 도리가 아닌 것 같아서 큰 맘 먹고 거북손물회에 도전해 보기로 했다.
거북손이나 다른 해산물을 재료로 하는 요리도 있고 생선구이, 탕류 등 메뉴가 다양한 편이다.
술 5병은 무리고, 안주를 더 시켜서 5만원을 채울까 잠깐 고민했다.
반찬이 잘 나와서 일단 밑반찬에 한라산 시작.
나물이 맛있어서 여쭤보니 방풍이랑 취나물을 섞은 거라고 하신다.
이것도 뭔가 특이해서 여쭤보니 미약줄기를 어떻게 조리하셨는지 하얗게 된 거라고. 반찬이 다 맛있어서 역시 음식은 전라도인가 생각이 들었다.
거북손 물회 15 |
일단 거북손이 썰어 나오기 때문에 사진에서 보던 비주얼은 아니라 다행이다.
시야가 트인 구조는 아니지만 일부러 문 앞에 앉아서 (분리수거 장 뒤로 보이는) 오션뷰다.
저녁에 딱히 할 일도 없고 차라리 일찍 자고 일찍 올레길을 시작하는게 좋을 것 같아서 식사도 오자마자 했더니 알딸딸 취기는 오르는데 아직 일몰이다. (올레길을 일찍 시작한 덕분에 코스를 끝내고 신규 운항하는 페리로 변경해서 일찍 탈출할 수 있었다.)
춤 "추자"라니. 릴스 각인데 이럴 땐 혼자 온게 아쉽구나. 술 취해서 솔찰하면 추하겠지.
추자도의 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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