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올레길 18-1코스 ★★★★

(올레) 18-1 상추자 올레 (11.4km, 4-5H, 3)


  • 하루에 두 번만 다니는데 결항도 잦은 페리, 부족한 숙소와 식당 때문에 입도하기도 일정잡기도 힘든 코스지만, 전라도와 가까운 추자도만의 매력이 분명하다. 섬의 대부분은 이 18-1코스에서 감상할 수 있고, 18-2코스는 섬 코스의 특성 상 출발지로 돌아와야 하는데 길을 약간 달리하는 우회코스의 느낌이다. 
  • 8:12~11:49, 3:37 소요
  • 코스 정보
  • 주요 거점
    • 추자면사무소 0km (스탬프)
    • 최영장군사당
    • 봉골레산 1.1km
    • 순효각
    • 추자처사각
    • 추자등대 2.9km
    • 추자교
    • 은달산길
    • 담수장길
    • 돈대산 정상 6.7km (스탬프)
    • 학교가는 샛길
    • 예초포구
    • 예초리 기정길 8.8km
    • 황경한의 묘
    • 신양항 11.4km (스탬프)


2024-05-17 FRI



드디어 올레길 마지막 코스. 2년전 페리 취소, 이번에도 취소되었지만 변경해서 재도전에 성공. 가슴이 웅장해진다. 


추자면사무소 옆 올레길안내센터에서 시작. 18-1코스와 18-2코스를 이으면 순환코스가 되기 때문에 순방향, 역방향 모두 가능하다. 아침에 배가 많이 고픈가에 따라서 결정하기로 했는데, 점심을 먹을만한 곳이 순방향 기준 긴 18-1코스 이후 짧은 18-2코스 초반에 있어서 밥을 빨리 먹으려면 역방향, 천천히 먹으려면 순방향이 적합해 보였다. 결국 아침을 든든히 먹어서 순방향으로 가기로 했다. 게다가 식당 브레이크타임까지 고려해야 하는데 대략 맞을 것 같았다. 


샛길로 언덕을 올라 학교 앞에 다다르면 커다란 올레길 안내문을 만난다. 


최영 장군 사당. 
"최영 장군 사당은 추잗 주민이 고려 후기 명자잉었던 최영을 기리는 곳이다. 사다으이 명칭은 최영대장신사이다. ... 공민왕 21년(1372)에 목호들이 반란을 일으켜 제주 목사를 살해하는 등 저항하는 일이 있었다. 이에 공민왕은 최영에게 군대를 이끌고 가서 '목호의 난'을 진압하게 하였다. 최영은 군대를 이끌고 제주도로 오가던 중에 거센 풍랑을 만나 추자도로 대피하였다. 이때 최영은 바람이 잠잠해지기를 기다리면서 추자도 주민에게 그물로 물고기를 잡는 방법을 알려 주었다. 이것이 추자도 주민의 생활에 큰변화를 가져왔다. 이후 추자도 주민은 최영에 대한 고마움을 표현하려고 사당을 지었다. 때마다 추자면 대서리 어촌계에서는 풍얼르 기원하며 '최영 장군 사당제'를 지내고 있다."


추자도 북쪽 능산을 따라 봉글레산으로 오르는 길. 절벽 너머 바다와 섬들이 장관이다. 





추자도 마을(?)



추자도 북단에 이어진 듯 떨어져 있는 작은 섬 같은 것이 있는데, 네이버지도 상으로는 다무래미라는 구분상 '바위'로 되어있다. 이름이 특이해서 순수한글처럼 들리는데 '多務來味'라는 한자어다. 

"'다무래미(다무내미)'는 밀물에 들어갔다가 썰물 때면 못 나오는 섬이다.
마치 '진도'나 '제부도' 처럼 밀물에 바다가 갈라져 연결이 되었다가 썰물에 다시 섬이되는 바다 갈라짐을 보는 듯하다."
https://www.ijejutoday.com/news/articleView.html?idxno=62524    


깎아지른 듯한 언덕 위로 바위에 세운 정자가 멋지다. 누군가 무공수련을 하고 있을 듯한 그림. 


봉골레산 정상의 안내도. 


봉골레산 정상. 해발 85.5m로 생각보다도 높지 않다. 나중에 나올 돈대산이 해발 164m로 두 배 더 높다. 섬에 있는 산이므로 출발지부터가 다른 육지 섬과는 높이 규모가 당연히 다르다.


봉골레산에서 내려오면 다시 시작했던 마을과 만난다. 


망르 뒷쪽 골목길로 들어간다. 직진하면 나바론졀벽길, 좌측은 우회도로, 기후가 안좋을 때는 우회도로를 추천한다고. 바람이 많이 부는 편이기도 했지만 쫄보인 나는 당연히 우회도로로 간다. 


골목은 벽화로 잘 꾸며놔서 아기자기하다. 




검은 고양이가 반가워서 찍었는데 너무 머네. 


언덕을 오르다 뒤돌아본 상추자항. 9:10에 출발하는 제주행 페리가 보인다.



언덕 위에 올라서면 오른쪽이 나바론 하늘길, 왼쪽이 등대 전망대. 즉, 우회도로가 다시 원 코스와 만나는 지점이다. 슬쩍 오른쪽의 절벽들을 보니 우회로로 오길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 


섬이 작다보니 등대가 높은 곳에 있는 듯 하다. 



전에 올레길 1-1코스의 우도 등대에서 봤던 스탬프함이 여기도 있다. 이것도 언제 시작할지 모르니 미리 어디라도 찍어놔야 하나 잠시 고민했는데, 등대에 대한 나름의 낭만이 없으면 그럴 일은 없을 듯. 올레길을 시작한 것도 제주 특유의 자연, 문화, 음식 3박자가 내 취향과 딱 맞아떨어서지, 걷는 행위나 국내여행 자체를 크게 좋아했던 건 아니다.


일단 구경 좀. 오, 스탬프가 올레길 스탬프보다 첨단 기술이다. 


등대 전망대에서 내려다본 하추자도. 낚시 및 여행통인 루이는 이 사진만 보고 바로 어딘지 알아맞췄다. 배로 와야 하는 접근성 때문인지 유난히 올레꾼이 없었는데 등대에서 쉬고 내려가려던 첨에 다른 올레꾼 아저씨를 만났다. 혼자 다니니 사진을 못찍는다며 사진을 부탁하셨다. 추자도가 참 좁은게 나중에 이 아저씨를 서너번 더 마주쳐서 결국 페리 안에서까지 만난다. 


당연히 눈앞에 있는 길로 내려왔는데, 다 내려와서 보니 올레길은 등대 뒤로 난 길을 따라가야 했다. 다시 올라올 엄두는 안나서 포기. 덕분에 18-1코스도 일부 누락 구간이 생겨버렸다. 하지만 다시 안오겠지. 추자도는 좋았지만, 극악의 페리와 숙박(1인 여행 시) 때문에 정 떨어졌다.


내려오는 길에 깔끔한 건물이 있는데 최근에 지은 펜션인 듯 하다.


고지대로 물건을 나를 때 쓰는 레일. 앞쪽에 사람이 타는 좌석도 있다.


18-1코스(파란 실선)을 벗어나서 18-2코스(점선)을 역방향으로 추자대교까지 가서 다시 합류. 올레패스 앱의 코스 이탈 알림 기능이 좋긴 한데 한 번 울리고 끝나니 놓치는 경우가 많아서, 모닝콜처럼 사용자가 확인을 안하면 계속 알림을 주는 옵션이 있으면 좋겠다.


하추자도가 보인다. 


추자냥이의 살벌한 눈빛 때문에 또 길을 잘못 들 뻔 했다. 


큰 길로 나오니 몇 명의 군인들이 도보 구보를 하고 장교인 듯한 사람이 뒤에서 차로 쫓아가는 듯 했다. 단체 구보는 아닌지 선두와 간격이 꽤 있고, 표정에서 군생활의 팍팍함이 느껴졌다. 그래도 너네는 2년도 안 되잖아. 그런데 티셔츠 뒤의 로고가 'UDT'다. 응 미안. 


추자도어민대일항쟁기념비. 


추자도어민 대일항쟁 기념비 건립 취지문
"일제강점기 어족자원의 보물섬 추자도어민은 일제의 호이포, 수탈에 2차례 강력 저항하였다."


추자대교. 원래는 등대에서 섬 서쪽을 타고 사진에 보이는 오른쪽 길에서 내려와야 한다.


인도가 우측가장자리에만 있는데 좀 무서워서 차가 안다닐 때는 차도로 건넜다. 


하추자도에서 본 상추자도. 


굴비 모형. 


하추자도로 건너온 직후 다소 지루한 산길이 계속되어서, 틈틈이 새로 생겼다는 페리 정보를 찾아봤다. 오, 정말 불과 3일전에 올라온 기사가 있다. 


저수지. 


돈대산 오르는 길에 뒤돌아 본 상추자도. 


드디어 중간스탬프 획득. 가끔 스탬프가 누락되면 나중에 차로 지나가면서 찍기도 하는데, 중간스탬프는 이렇게 산꼭대기에 있는 경우가 있어서 실제로 걸어올라는 것 외에 방법이 없다. 게다가 여기는 배 타고 산도 올라야 하니 그런 의미에서 최고 난이도다. 



해발 164m 밖에 안되지만 추자도가 한 눈에 내려다 보인다. 


예약을 어디서 하는지 몰라서 몇 군데 전화를 하고 수십 군데 웹을 뒤져서 드디어 제주항여객터미널 사이트에서 예약한다는 것까지 알아냈는데 당일은 온라인 예약이 안된다. 결국 코스가 끝나는 하추자항에 직접 가서 알아보기로 했다. 


돈대산을 내려오면 다시 해안 코스다. 


나중에 배타러 오려고 찍어놓은 버스 시간표. 택시를 제외하면 추자도에서 유일한 대중교통수단인데 배차 간격이 1시간이라 일정을 잘 짜야 한다. 배가 16:40인데 상추자에서 16:00에 버스를 타면 좀 불안하고, 안전하게 15:00 버스를 타려면 18-2코스를 빠르게 마치고 14:30까지는 모텔로 돌아가서 짐을 챙겨야 한다. 


예초포구. 어떤 저장고인 것 같은데 각자 본인 이름을 적어놓은 듯 하다. 



왼쪽에 신대산 전망터가 있지만 시간이 없어서 그냥 통과. 멀리 신대해수욕장이 보이는데 여기도 놀다 가면 좋겠구만 그냥 통과. 제주도내라면 적당히 끝내고 다음날 이어가면 되지만, 추자도는 1박이냐 2박이냐가 갈리게 되니 제주도로 돌아가 하루를 더 보내려면 어쩔 수 없다. 


신대해수욕장 근방에서 뒤돌아본 신대산. 


눈물의 십자가 안내


황경한의묘. 등대에서 만났던 올레꾼 아저씨가 본인이 천주교 신자라며 지나가다 보라며 소개해줬던 곳이다. 추자도가 의외로 천주교 성지라서 성지순례를 많이 오는 듯 한데, 게다가 올레꾼이라면 꼭 와볼만 한 장소다. 




멀리 코스 종점인 하추자항이 보인다. 


하추자항(신양항) 


스탬프는 눈에 잘 띄는 곳에 있다. 


스탬프 QR을 인식하면 띄워주는 별거 아닌 메시지인데, 혼자 다니는 올레꾼이다보니 뭔가 축하받는 기분이 좋다. 


득탬프. 


혹시 몰라서 미리 표를 끊어놓으려는데 문이 잠겨있다. 하루에 배가 한 번 나가고, 한 번 들어오니 그 시간만 운영하는건가? 안내된 번호로 전화해보니 점심시간이라 식사하러 가셨다고. 예매 안해도 좌석은 충분하니 걱정말고 4시까지만 오란다. 역시 상추자항에서 3시 버스를 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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