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 Chi Minh] Saigon Swing Cats' house
2010.03.19
지금 생각해보니 2010년 베트남 여행도 준비한게 별로 없었다. 공항 도착부터 다음날 Mui Ne로 출발할 때까지는 Donia가 안내를 해줬고, 그 다음부터는 행사 측에서 주관하는대로 따라다녔으니까. 그럼 처음으로 스스로 모든 여행 준비를 했던건 2010년 Herrang부터였나보다.
Donia, Thuy, Hoang 등은 2008 HKLX (Hong Kong Lindy eXchange) 에서 만났고 그 이후 제주스윙캠프에 Daniel 등 다른 베트남 댄서들과 참가한 이후로 친해지게 되었다. 그들이 두 번째 VLX (Vietnam Lindy eXchange) 를 계획중이라는 소식을 들은 것이 이번 여행의 계기가 된 것이다. Donia가 호치민에 오면 자기집에서 머물라는 얘기를 종종 했기 때문에 하룻밤 정도는 신세를 지기로 했다. 홍콩에서 Willis 집에서 홈스테이를 해보니 다른 것보다 현지인들과 친해질 수 있는 점이 가장 좋았다.
Love Actually의 도입부처럼 공항에서의 만남은 늘 묘한 기분을 불러일으킨다. 특히나 이번처럼 아무 준비 없이 상대방만 의지하고 온 경우는 안도감이랄까. 공항에서 기다리던 Donia와 함께 집으로 이동했다.
택시를 타고 이동하며 관찰한 호치민 거리는 2가지가 눈에 띄었다. 도로를 가득 채운 오토바이의 행렬과 그들의 문자였다. 우선 오토바이 떼는 나름대로 장관이랄까, 절대 여기서는 운전을 못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긴 서울에 처음 왔을 때도 여기선 운전 못하겠다고 했지) 그리고 베트남에 오기 전에 가이드북에서 본 내용인데, 과거 정책적으로 문화를 말살시키기 위해서 문자를 없애버렸다고 한다. 그래서 지금은 영문 알파벳을 차용해서 사용한다고. 그 이후로는 베트남의 영문 간판을 보면 왠지 섬뜻해진다.
식민지 시대에 발달했던 도시는 건축 등의 문화에 있어서 동서양이 융합한 독특한 형태를 갖는다. 그리고 그 대표적인 예는 교회가 아닐까.
택시에서 내려 한적한 동네 어느 골목으로 들어간다. 저 현수막을 힌트로 이곳 위치를 추적할까 했는데, Donia, Daniel 모두 고국으로 돌아간 지금 별 의미가 없지 싶다. 다른 베트남 친구들은 아직 여기 살고 있을까?
허름한 철문이 왠지 약간 불안하다. 불편한데선 잘 못주무시는 쉐르님도 그렇고, 왠지 대마초를 입에 문 베트남 마피아가 문을 열고 나올 것 같기도 하고.
그런데 안은 꽤 아늑해 보인다. 연인? 애인? 예전 19금 영화 생각나지 않나?
Donia가 선뜻 자기 방을 내주었다. 우리나라로 치면 분리형 원룸인데, 방과 다른 공간을 연결하는 통로가 특이하게 생겼다.
욕조도 번듯(?)함.
그리고 이 집에서 가장 마음에 들었던 건 이 옥상. 테이블, 의자, BBQ, bar, 우리가 꿈꾸던 모든게 여기에 있었다. 이 집에 함께 사는 5~6명의 호치민 댄서들은 이 공간에서 대화를 하고 술을 마시고 고기를 먹고 별을 본다. 우리가 말로만 꿈꾸던 생활을 이들은 현실로 갖고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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