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un] 2014 나이키 위런 서울 21K (2014.10.26, 광화문-여의도)



종목 : 21K
기록 : 1:35:52
페이스 : 4:34/km, 13.14km/h
배번 : 14377
순위 : 46 / 10000 (상위 0.5%)

나이키위런(Nike We Run)은 2010년 마라톤 붐을 불러온 창시자 격의 대회이다. 그러나 그러한 타이틀이 무색하게, 첫 회의 물품보관소 대란 (레이스 종료 후 참가자들이 짐을 못찾아 몇 시간 동안 추위에 떨었다고 함) 부터 온갖 욕이란 욕은 다 먹고 있다. 하지만 그런 악명에도 불구하고 매년 참가자는 넘친다. 나이키니까.

특히 이번에는 1주일 전에 진행된 뉴발하프마라톤과 모든 면에서 비교되면서, 러닝패키지부터 행사 운영까지 가열차게 까이고 있다. 일단 대부분의 문제는 장소와 루트의 선택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30000명의 러너를 가둬두기엔 광화문이나 주로가 너무 좁았다. 사람이 많다보니 주요 부대 시설은 고사하고 물품보관소 찾기부터 난관이었다. 가장 중요한 화장실에 대한 계획이 있었는지 모르겠고, 일단 주변 상가를 찾아 헤매야 했다. 레이스 출발은 3시인데 물품보관이 2시까지라 대부분의 참가자는 하릴없이 1시간을 배회해야 했다. 10K 뒷쪽 출발자들은 제대로 달릴 수조차 없었다고 한다.

코스

21K B그룹 선두 기준으로 마포대교남단까지는 주로가 괜찮은 편이다. 도로도  넓고 특히  마포대교를 건널 때는 시야가 탁 트여서 전체 주로 중 단연 베스트다. (하지만 이 넓은 도로도 10K 2만 참가자에겐 역부족이다) 여의하부도로에서는 모래흙바닥이 있었는데, 뉴발 코스에 비하면 거리가 짧아서 그냥 재미(?) 정도로 봐줄 수 있겠다. 또,  이 구간은 통행인이 꽤 있어서 불편했다. 동쪽 반환점에서 서쪽 반환점까지는 숲길이 이쁘긴 했는데, 가장 힘든 시기에 달리기엔 별로 볼 게 없어서 지루했다. 마지막 코너를 돌았을 때 골인지점이 너무 멀리 있으면 심리적으로 타격이 좀 있는데, 그런 면에서 여의도 도착 코스는 괜찮은 것 같다.

km 표지가 누락된 곳이 있거나 눈의 잘 띄지 않게 배치되었던 것 같다. 21K까지 19번은 있어야 할 표지판을 12~3개 밖에 발견하지 못했다. 주로가 넓은 곳은 양쪽에 배치하는게 좋을 것 같다.



분석

나이키위런은 물품보관소 운영이 일찍(2시) 종료된다는 것을 깜빡하고 2시 20분 경에 도착해서 처음부터 우왕좌왕했다. 임시보관소 1곳만 운영되고 있어서 그 앞 시장통에서 옷갈아입고 짐 분류까지 해야 했다. 

준비부터 시간에 쫓긴데다가, 병목을 피해야 한다는 압박감, 시끄러운 행사 진행 때문에 심리적으로 안정이 덜 된 상태에서 출발했다. 보통 2~3km 정도면 호흡이 안정되는데, 8km 넘게 호흡 조절하느라 애를 먹었다. 

컨디션도 별로 좋지 못한 편이었는데, 전날 출빠로 근육에 약간 피로가 있었고, 점심을 너무 늦게(1시) 많이(...) 먹었다. 달리는 내내 트림이 나와서 그다지 상쾌하지 못한 런이었다. 

km 표지판을 많이 빼먹어서 페이스 조절이 어려웠다. 블루투스 이어폰으로 교체하고 앱의 도움을 받아야 하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결과 자체는 또 개인최고기록이 나왔는데(;;) 일단 카프가드 템빨이 어느정도 기정사실화 된 것 같고, 그에 따라 변경한 페이스도 큰 무리가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마지막 뽐뿌를 주신 주군형에게 영광을 돌린다.

17km 쯤인가 반환점을 돌아 나오는 주군형을 만나 크게 화이팅을 외치고 (난 Swing Out!) 지나친 것까진 좋았는데, 어? 반환점이 꽤 멀다?! 그룹 시간 차를 고려해도 형한테 밀릴지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마지막으로 페이스를 올렸다. 그런데 내가 잘못 본건지 17km 표지판이 이상한 곳에 있었다. 그대로라면 기록에서 한참 밀릴 것 같아 좀 낙담하고 있었는데 알마 안있어 18km 표지판이 나타나 다시 힘들 냈다. (뭘까?) 결국, 1시간 35분 후반대로 몇십초 차이로 기록이 앞서긴 했는데, 처녀 출전이신 점을 감안하면 조만간 따라잡히지 싶다.


물품번호 분실하면 물품배분 끝날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는 진행요원의 협박(?)에 급사진촬영

나이키위런시장통

어쨌든 신기록

11K를 26분에 달리는 남자

걸스데이를 보기 위해 달려가는 국군장병 참가자들

또하나의 대란. 기록사진촬영 줄

그날의 칼로리소모는 그날 채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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