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ravel] Croatia (2014) - prologue

Dubrovnik

풀타임으로 석사과정을 하던 대학원 연구실에 크로아티아 친구가 있었다.
미국에서 석사를 하고 한국에 박사과정을 하러 온 특이한 케이스였다.
연구실의 일원이었지만 그는 이런저런 일에 예외가 될 때가 많았다.
사람들은 특별대우라고 했지만,
영어가 필요할 땐 아쉬워하고, 영어로 말하기 귀찮을 땐 따돌리는 것 뿐이었다.

우린 공통점이 많았다.
꿈을 갖고 들어온 대학원에서 이상과 현실의 차이에 좌절했고,
술을 좋아했고,
돈이 없었다.
그래서 우린 2900원짜리 대패삼겹살 2인분을 시켜놓고,
소주 5~6병을 마시며 불만들을 뱉어내곤 했다.

그는 우여곡절 끝에 고국으로 돌아가서 취직을 했다.
그리고 가끔씩 연락을 하며 언제 놀러올꺼냐는 말을 종종 했다.


일단 여행의 메인 테마는 London Swing Festival이었으니 런던은 정해졌다.
그런데 솔직히 영국에서 런던 외에 관심있는 곳은 없었고, 다른데 눈을 돌렸다.

나름 여행을 다니면서 한 가지 깨달은게 있는데,
2~3개국을 묶어서 여행할 때 비행기로 이동한다면 반드시 인접국일 필요가 없다는 거다.
저가항공이 발달한 유럽 내에선 어디를 가더라도 비용이나 시간의 차이가 거의 없다.

그 때 크로아티아가 생각났다.
사람들은 한참 인기리에 방영된 '꽃보다 누나'를 보고 가는거냐고 했는데,
막상 가보면 한국 관광객이 너무 많아져서 오히려 역효과였다.

그 친구가 놀러 오라고 했을 땐 솔직히 좀 망설였었다.
얼핏 크로아티아가 좋다는 말은 들었어도,
크로아티아엔 빅벤도 없고 런던아이도 없었다.

그런데 알고보니 크로아티아엔
플리트비체가 있고, 듀브로브니크가 있고, 내가 가보지 못한 아름다운 해안 마을이 있었다.
단지 내가 무지했을 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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Zagreb & Plitvice
Dubrovni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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