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8. We Lindy Hop Milano
* Dance & Tour의 "JP馬군의 We Lindy Hop the World" 연재 칼럼입니다.
회사 일로 벨기에에 갈 일이 생겼다. 출장이 없는 직종이다 보니 아마 다시는 없을 기회라 생각하고 십분 활용하기로 했다. 지금은 전세계 어딜 가도 린디합 행사가 있지만 2011년만 해도 그렇게 많은 편이 아니었다. 사람들은 스윙댄스가 정체기라 말하기도 하는데, 행사로만 보면 최근 4년만에 눈에 띄게 양적 질적으로 성장한 것 같다. 며칠 전에 보니까 남아프리카의 케이프타운에도 린디합 행사가 생겼더라.
그렇게 린디합 행사를 찾다보니 이탈리아의 Genova란 곳에서 Be Lindy Zena Camp라 행사가 열린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Zena는 Genova의 제노바어 명칭이다. 제노바는 이탈리아 북부의 항구도시로, 물론 스위스 제네바와는 다른 도시다. 우리에게는 거의 알려지지 않은 곳이지만 그곳에 가보기로 했다. 세계는 넓고 춤 출 댄서는 많다. 이것 저것 가릴 때가 아니다.
* Be Lindy Zena Camp: http://www.belindyzenacamp.it/
Day 1: Be Lindy Zena Camp
2011. 10. 22. Sat.
제노바는 밀라노에서 기차로 1시간 반 정도 걸린다. 보통 스윙댄스 행사는 짧은 경우 금~일 3일간 열리는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에, 행사로 시작해서 휴가를 뒤에 붙여 다음 주말에 돌어오거나, 행사를 휴가 뒤에 붙여서 행사가 끝나자마자 귀국하는 방법이 있는데, 이번에는 휴가가 아니다 보니 금요일 이탈리아 밀라노에 들어가자마자 다시 기차로 제노바로 이동해서 파티에 참석하는 힘든 여정이 되어버렸다.
밀라노의 Malpensa 공항에서 내려 바로 밀라노 중앙역으로, 그리고 제노바의 피아짜 프린치페(Piazza Principe) 역까지 와버렸으니, 이곳이 이탈리아에서 처음 보는 광경이다.
* Malpensa Airport: http://www.milanomalpensa-airport.com/en
* Milano Centrale Railway Station: http://www.milanocentrale.it/en/
역에서 내리면 클리스토퍼 콜럼버스 상이 눈에 들어온다.
그야말로 먼 길을 지나 호텔에 짐을 풀고 나니 어느새 날은 어둑해 지고 파티 시간이 되었다. 파티가 있던 Crazy Bull Cafe는 기차역이나 호텔에서 조금 멀리 떨어진 곳에 위치했는데, 외진 곳이라 그런지 밤에는 조금 위험해 보이는 동네였다.
* Crazy Bull Cafe: http://www.crazybullroma.it/
등록을 하려는데 등록 데스크가 아예 없다? 보통 행사가 금~일이고 우리가 하루 늦은 토요일에 도착하긴 했지만, 참가자 확인도 하고 해야할텐데 데스크가 아예 없다는게 말이 되나. 게다가 bouncer(기도? 경호원?)까지 있는 곳이라, '우리는 이미 비용을 지불하고 왔다'고 한참을 설명해야 했다. 이 때부터 행사 운영 방식이 마음에 들지 않기 시작했는데, 티셔츠 환불에 반 년 이상이 걸리면서 여행에 돌아와서도 한참을 짜증이 났다. 바로 이 분이 얼마전 World Lindy Hop Day를 1주일도 안남기고 취소시켜서 전세계 린디합 씬을 충격에 휩싸이게 했던 그 분이다.
어쨌든 밥 먹고 기운내서 놀아야지. 햄버거 한 입 물고 맥주 한 모금.
유럽은 허랭댄스캠프 말고는 처음이었지만, 빅밴드가 라이브를 연주하는 것도 꽤 이색적이었다. 이 NP Big Band는 올해(2015년) LSSF, RTSF 등 굵직한 행사에 초대되어 댄서들을 춤추게 만든 밴드이기도 하다.
* NP Big Band: https://www.facebook.com/groups/115427997735/
도쿄의 Amore와 Lulu는 2007년 Osaka Mini Lindy Exchange에서 처음 만났는데, 서울에도 자주 오는 분들이라 아마 익숙한 분들이 많을 것으로 안다. 그러고보니 정작 이 분들이 운영하는 Swing Gigolo는 서울에서 가장 가까운 도쿄임에도 불구하고 아직 못가봤네.
* Swing Gigolo: http://swing-jack.com
Day 2: Genova
2011. 10. 23. Sun.
제노바는 이탈리아의 대표적인 항구도시로 비교적 큰 도시이기는 하지만, 요란한 관광지라기 보다는 바다를 터전으로 삼고 조용히 살아가는 마을 같은 느낌이다.
마치 조각인 듯 그려넣은 벽화들. 아이디어는 귀여운데 조잡하진 않다.
이렇게 보면 확실히 이탈리아가 맞다.
맛있엇지만 음식에 얼굴이 너무 많이 달려 있어서 나는 조금 힘들었던 저녁 식사.
* da Vittorio: http://www.davittoriorestaurant.net/
Day 3: Milano
2011. 10. 24. Mon.
월요일부터는 아침 일찍 기차로 밀라노로 돌아가서 구경을 하다가 내일 정오 쯤 벨기에행 비행기를 타는 일정이다. 개인적으로는 소소한 항구도시 느낌의 제노바도 괜찮았지만, 미쉐르님은 춥고 어두운 분위기를 별로 마음에 들어하지 않아 했다. 그리고 명품이 흐르는 도시 밀라노에서 다시 기분이 좋아지셨다.
이 때만 해도 아직 여행에서 시행착오를 많이 겪을 때였다. 지금이야 돌아다니다 배가 고파지만 미리 다운로드 받은 TripAdvisor로 주변 식당 랭킹과 평점을 확인해서 즉석에서 식당을 결정하지만, 이 때는 오로지 감에 의지해야 했다. 그래서 택한 방법은 주변에서 적당히 손님이 많은 식당을 골라서, 고민하지 말고 들어가서, 맛있게 먹는 것. 어차피 처음 와보는 장소에 있고 대부분의 음식은 처음 먹어보는 것들이다. 어지간히 형편 없는 식당이 아니고는 맛 없기가 힘들다. 적어도 나는 그랬다.
* Bar Biffino
밀라노의 중심부에는 대성당인 Duomo가 있고 그 주변을 상점가 건물들이 둘러싸고 있다. 특히 기차역에서 오는 방향은 사람들이 많이 지나다니는 통로로 유명브랜드를 포함해서 수많은 가게들이 위치해 있다. 여자친구나 부인과 함께 지나간다면 요주의 지역.
* Galleria Vittorio Emanuele II: http://www.ingalleria.com/en
로마제국의 도시라 그런지 스케일이 엄청나다.
이제 와서 돌이켜보면 크고 웅장하고 화려한 유럽의 교회는 많았지만, 밀라노의 두오모만큼 정교하고 수많은 조각상들이 외벽과 지붕을 뒤덮고 있는 형태는 보지 못한 것 같다. 대부분 겉모습은 수수한데 반해 내부에 들어가 발견하는 화려한 모습에 놀라는데, 두오모는 밖에서 보이는 모습부터 압도적이다.
* Duomo di Milano: http://www.duomomilano.it/en/
관광객이 드문 도시 남쪽의 카페에서 동네 사람들 틈에 섞여 맥주 한 잔을 홀짝이며 밀라노 여행을 마무리 한다. 이제 벨기에로.
* Capetown Caf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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