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9. We Lindy Hop Brussels
* Dance & Tour의 "JP馬군의 We Lindy Hop the World" 연재 칼럼입니다.
처음 유럽 여행을 시작할 때만 해도 벨기에는 미지의 나라였다. 미지라는 표현이 낭만적으로 들린다면 무관심의 대상이라는게 맞겠다. 그만큼 지구의 다른 곳에 대해 아는게 없었다. 다른 용무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이곳을 선택하게 되었지만, 하루이틀 지날 수록 이 나라의 모든 것이 좋아졌다. 에펠탑의 파리보다 빅벤의 런던보다 관광객의 때가 덜 묻은 이런 곳에서 여행의 즐거움이 커진다는 것을 깨달은 건 조금 여행 경험이 쌓인 후였다. 어쩌면 우리의 여행 스타일이 그런 것 뿐일지도 모르겠다.
Day 1: 영어가 통한다
2011. 10. 25. 화.
밀라노에서 브뤼셀은 유럽 저가항공사인 Ryanair를 이용해서 1시간 30분 정도 소요되었다. 다만 저가항공의 경우 비용 때문인지 도심에서 먼 공항을 이용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번에도 1시간 정도 외곽에 위치한 Orio al Serio 공항까지 이동해서 탑승해야했다. 시간을 약간 손해 보기는 하지만 비용 차이가 워낙 커서 3~40분 정도는 감수하게 된다.
* Ryanair: https://www.ryanair.com/
공항에 피자 자판기가 있는 걸 보니 역시 여기는 이탈리아였어.
벨기에에 도착해서 가장 놀란건, 길을 가는 누구에게 영어로 물어도 유창한 영어로 대답한다는 것이었다. 그게 뭐 놀라운 일이냐 할 수도 있지만, 이탈리아에서 그 반대 상황을 지독하게 경험하고 온지라, 말 그대로 놀라울 정도의 환경 변화였다. 벨기에의 공용어는 특이하게 네덜란드어, 프랑스어, 독일어를 지역별로 쓰는데, 학교에서 영어를 필수로 하기 때문에, 대부분의 국민이 기본적으로 3~4개 언어를 사용하는 것 같았다. 영어의 경우는 벨기에 같은 특수한 경우가 아니더라도, 작은 나라가 여럿 모여 있는 유럽의 특성 상 일반적으로 많이 통용되는 것 같았다. 물론 이탈리아나 프랑스 같은 예외적인 나라도 있다.
우리가 묵은 Brussels Welcome Hotel은 조용하면서도 주변에 괜찮은 식당들이 있는 지역에 위치했는데, 특이하게 각 방을 각 나라 컨셉으로 인테리어한 곳이었다. 나중에 보니 TripAdvisor에서 특이한 전세계 호텔 10에 뽑히기도 했다.
가령 우리가 묵은 Thailand는 이런 식이다.
* Brussels Welcome Hotel: http://www.hotelwelcome.com/en/
간간히 사람들의 소리가 들리지만 시끄럽지 않은, 왠지 모르게 벨기에스러웠던 동네.
호텔에 체크인하고 잠시 쉬다 보니 어느새 저녁 시간. 호텔 직원이 추천해 준 La Vilette는 아담하면서도 아늑한 분위기가 인상적인 곳이었다. 조용하고 느긋하게 즐기는 식사는 오래도록 기억에 남는다.
* La Villette: http://www.la-villette.be/
사실 숙소에서 100m 정도 밖에 안되는 곳에 Madame Moustache라는 클럽이 있는데 호텔을 근처로 잡은 이유이기도 했다. 이 곳에서 매주 화요일 린디합 소셜 행사인 Swing It Out Tuesdays를 진행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아쉽게도 우리가 방문한 화요일에는 특별 콘서트 때문에 행사가 취소되어 있었다. 여행을 하다 보면 종종 겪는 일이라 이제는 그러려니 하고 담담하게 받아들인다.
* Madame Moustache: https://www.facebook.com/madamemoustachebxl
* Swing It Out Tuesdays: https://www.facebook.com/swing.it.out
Day 2: 홍합찜
2011. 10. 26. 수.
둘쨋날 나는 이번 여행의 원래 목적이었던 용무가 저녁까지 있어서 미쉐르님 혼자 관광을 다녔다.
이런 데를 다녀오셨다고 한다.
알고 보면 벨기에를 상징하는 제품이나 문화가 꽤 많은데, 맥주, 초콜렛, 와플, 그리고 만화가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남녀노소 모르는 사람이 없을 개구쟁이 스머프가 바로 벨기에 출신이다. 그래서 브뤼셀 시내 곳곳에 이렇게 만화로 벽화를 그린 곳을 종종 발견할 수 있다.
그리고 다른 무엇보다 가장 유명한건 오줌싸개 동상이다. 규모가 작고 좁은 골목 안에 숨어 있어서 외형만 봐서는 '아 이게 그 동상이구나'라는 감상 말고는 특별한게 없지만, 이렇게 기념 사진 찍는 사람들로 북적대는 곳이다.
* Waffle Factory: http://www.wafflefactory.com/EN/produit/3/The-Brussels-waffle
브뤼셀에서 가장 인상 깊은 장소는 Grand Place인데, 벨기에 특유의 좁은 주택들로 둘러싸인 광장이다. 밤에는 밝은 조명과 건물들이 어우러져서 독특하면서 푸근한 느낌의 야경을 만들어낸다. 노천 카페에서 맥주를 한 잔 마시기도 하고, 그 분위기에 취해서 멍하니 시간을 보내는 곳이다.
고기를 사랑하는 나에게 홍합은 원래 매력적인 식재료가 아니었다. 포장마차에 나오면 메인 안주 나오기 전에 국물이나 떠먹던 홍합이, 브뤼셀에서 벨기에식 홍합찜을 맛본 후 그 위상이 완전히 달라졌다. 개인적으로 얼마나 인상이 깊었는지, 한국에 돌아와서 직접 레시피를 찾아 지금까지도 종종 집에서 만들어 먹는 요리이기도 하다.
* Le Pré Sal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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