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7. We Lindy Hop San Francisco
* Dance & Tour의 "JP馬군의 We Lindy Hop the World" 연재 칼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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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여행을 가기전 시애틀에 대한 이미지는 하나뿐이었다. 영화 시애틀의 잠못이루는 밤(Sleepless in Seattle)에 나오는 주구장창 비가 오던 Tom Hanks의 수상가옥과 그 우울한 이미지. 그런데 시애틀에 머무르는 동안 날씨가 계속 화창해서 영화 속 도시와 같은 도시라는 생각은 한번도 안들었다. 반면 샌프란시시코는 이런저런 다양한 이미지가 떠오른다. 더락(The Rock)의 예를 들면, 자동차 추격신, 알카트라즈, Sean Connery가 샤워하며 부르던 If you're going to San Francisco. 미국을 여러곳 가본 것은 아니지만, 대표적으로 동부의 New York, 남부의 New Orleans와 비교하자면, 뉴욕은 Times Square가 대표하는 도회적 이미지, 뉴올리언즈가 Bourbon Street의 다국적 문화가 혼재된 토속적이면서도 퇴폐적인 이미지라면, 샌프란시스코는 여유롭고 비교적 조용하지만 뉴욕의 그것과는 다른 "미국적인" 이미지가 존재하는 것 같다.
Day 1: refresh
2011.6.1. Wed.
시애틀에서 샌프란시스코는 비행기로 약 2시간 정도 걸린다. 호텔에 도착하니 점심시간도 훌쩍 지났고 오늘 멀리 관광을 나가기는 이미 애매한 시간이라 간단히 요기를 하고 코인세탁소에서 그동안 파티에서 땀에 찌든 옷들을 빨며 시간을 보내기로 했다. 늦은 점심을 먹으러 들어간 패스트푸드점에는 입구에 덩치 큰 경비원이 서있었고, 무언가 먹을 것을 찾아 끊임없이 침입을 시도하는 홈리스들과 실갱이를 벌이고 있었다. 패스트푸드점에 경비원이라 과연 미국인가.
샌프란시스코의 명물 중 하나인 케이블카인데 영화 더락의 페라리 추격신에도 등장해서 하늘을 날아간다. 아쉽지만 우리 방문 기간 중 임시로 운행 중단이라 탈 기회는 없었다는 슬픈 사연.
Hep Jen이라는 댄서가 운영하는 웹사이트를 보니 숙소에서 가까운 Le Colonial 이라는 레스토랑 겸 바에서 소셜이 있다고 해서 가봤는데 이미 시간이 많이 늦어서 들어가기는 애매하고 잠깐 구경만 했다. 정기 모임이 있는건 아니고 거의 항상 라이브가 있다보니 춤추러 가고 싶은 사람들끼리 삼삼오오 찾아가는 곳 같았다.
* Weekly Swing Dancing in the San Francisco Bay Area: http://www.hepjen.com/calendar.html
* Le Colonial: http://lecolonialsf.com/
나머지 일행이 즐겨먹던 동남아 음식이 영 입에 안맞으신 한댄스형은 호텔로 가는 길에 마주친 한국 소주방 간판이 그렇게 간판이 반가웠나보다. 본인이 쏘겠다며 기어코 치킨을 먹으러 갔다. 가요 프로그램이 텔레비전에 나오고 손님의 80% 정도가 한국인인 듯한 이곳, 벽면의 '치킨 $13.95'라는 가격표만이 미국임을 알려준다.
* 꼬꼬방: https://www.facebook.com/pages/Cocobang-%EA%BC%AC%EA%BC%AC%EB%B0%A9/182042056783
Day 2: 9:20 Special
2011.6.2. Thu.
숙소에서 나와 처음으로 향한 곳은 Pier 39, 더 정확히는 샌프란시스코에서 유명한 게 요리를 먹기 위해 찾아간 Crab House였다. 압도적인 비주얼의 플레이트를 보라. 모양이 우리나라 게와 확실히 품종이 다른 것 같다. 그런데 난 최근에 갑각류 알러지가 있다는 사실을 알았는데, 이 때는 어떻게 먹었던걸까. 허허
* Crab House at Pier 39: http://crabhouse39.com/
영화 더록의 가장 중요한 무대인 알카트라즈 섬, 탈출이 불가능한 이미지 때문에 붙여진 듯한 일명 The Rock이다. 항구에서 페리를 타고 이동하기 때문에 금문교나 샌프란시시코 시내를 바다쪽에서 바라볼 수 있는 장점이 있어 여러모로 볼만하다. 미국 근대의 갱들에 대한 관심이 많다면 더 재미있게 관람할 수 있을 것 같다.
* Alcatraz: http://www.nps.gov/alca/index.htm
저녁은 우리가 사랑하는 타이 식당에 가서, 정성스럽게 메모지에 적어 주문을 하고, 한댄스형은 또 말라가고,
* Thai Stick: http://www.thaistickrestaurant.com/fillmore/
샌프란시스코에서 핫하다는 9:20 Special로 춤을 추러 갔다. 시내에서 약간 외진 곳이라 버스를 타고 좀 나가야 했지만, 정류장에서 가까운 편이고 주변이 깨끗한 편이라 크게 위험해 보이지는 않았다.
* 9:20 Speical: http://www.920special.com/
홀 자체는 천장이 높고 바닥도 좋은 편이라 세계 평균으로 보면 최상급이라 하겠다. 그렇게 따지면 우리나라 "스윙빠"들 대부분이 최상급이긴 하지만. 댄서들 구성도 행사가 아닌 일반 반 소셜 치고는 잘 추는 사람들이 꽤 있는 편이긴 한데, 역시 우리나라랑 비교는 금물이다.
숙소로 가는 마트에서 발견한 랍스터 사발면. 미국 사발면 클라스.
Day 3: Giants
2011.6.3. Fri.
미국 여행도 이제 며칠 남지 않았고, 미국의 다국적 음식에 만족해 하던 (1명을 제외한) 일행도 슬슬 맵고 짠게 필요했는지 의기투합해서 차이나타운으로 향했다. 이것저것 맛있어 보이는 메뉴를 잔뜩 시켜놓고 깨끗이 비워냈다.
* Chinatown Restaurant: http://chinatownrestaurantsf.com/
식사 후 AT&T Park라는 야구장을 가기로 했다. 야구장이 왜 관광가이드에까지 나와있나 야구 문외한인 나로서는 이해할 수 없었지만, 왠지 야구팬이라면 그냥 지나치기 힘든 곳이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관람석에 들어가자마자 바다를 배경으로 한 드넓은 그라운드가 가슴을 후련하게 만들어준다. 여기 앉아서 맥주를 마시면서 덩치 큰 미국형들이 공 던지고 치고 뛰는 걸 구경하는 것도 꽤 재미있었다. 경기 중 홈런볼이 펜스 뒤로 넘어갔는데 전광판으로 보니 펜스 뒷쪽 바다에 배를 띄워놓고 기다리던 야구팬이 기어코는 받아내 큰 박수를 받았다.
* AT&T Park: http://sanfrancisco.giants.mlb.com/sf/ballpark/
Day 4: friends
2011.6.4. Sat.
출국 전날은 지금까지 미뤘던 일들을 하느라 바쁜 일정을 보냈다. 금문교(Golden Gate Bridge)를 건너고, 샌프란시스코에 살고 있는 친구들을 만나고, 저녁엔 줄리님 내외와 춤을 추러 가기로 했다.
샌프란시스코의 대표적인 랜드마크인 금문교는 단순하지만 상징적인 모양 때문인지 영화에서 배경으로 자주 등장했던 곳이다. 거리가 꽤 긴데 걸어서 건너는 것도 좋은 경험이라길래 그만 가고 싶은 만큼만 가보기로 했다.
다른 사람들이 중심가에서 쇼핑을 하는 동안, 나는 따로 샌프란시스코에 있는 친구들을 만났다. Melanie는 일본 Osaka Mini Lindy Exchange에서 처음 만났는데 여러 나라를 여행하다가 당시에는 홍콩에서 영어강사를 하던 친구였다. Hong Kong Lindy Exchange에 갔을 때도 따로 홍콩 구경을 시켜줬었는데, 지금은 고향인 샌프란시스코로 돌아와 있다길래 만나기로 했다. 옛날 방식으로 Union Square의 큰 하트 아래에서 만나기로 했는데, 스마트폰에 길들여져 있어선지 처음에는 어긋날까 불안했지만, 유니온스퀘어 입구의 눈에 띄는 하트를 보자 왜 여기서 만나자고 했는지 이유를 알만했다.
Melanie와는 저녁에 Verdi Club에서 만나 춤추기로 하고, 상훈이와 식사를 위해 이동했다. 상훈이는 JSA에서 헌병 소대 3분대에 함께 있던 후배인데 지금은 샌프란시스코에서 박사 과정을 하고 있다. (글을 쓰는 2015년 현재는 이미 박사님) 군대에서 아침 PT 시간에 내가 뒤에서 따라 뛰면서 그렇게 욕을 했는데 원망 안해서 고맙다. 그런데 유학생들이 많이 간다는 이 돈까스집 맛있는데 맞는거지? 미국 와서 돈까스를 먹을 줄이야.
* Dojima Ann: http://dojimaann.com/
Verdi Club이 위치한 지역은 중심가에서 약간 떨어진 곳인데, 우리는 아무 생각 없이 버스를 타고 갔지만 사실 이 근처는 우범지역이란다. 미국인들은 보통 직접 운전을 많이 하기 때문에 크게 문제가 되지 않지만, 우리 같은 방문객들은 미리 안전한 곳인지 확인하고 가능하면 현지 댄서와 함께 가는 것이 좋다. 이 날은 우리에게도 잘 알려지 Stompy Jones의 밴드가 연주를 하고 있었다.
* Verdi Club: http://www.verdiclub.net/
그리고 오랜만에 보는 줄리님과 남자친구 Dave를 만나, 또 함께 춤을 추며 첫 미국 여행에서의 마지막 밤이 깊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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